한솥 사옥 소송 ‘전 주인 1억원 배상’ 판결

2026-04-06 13:00:13 게재

447억원 강남 건물, 31㎝ 돌출 뒤늦게 확인

“불완전이행 책임 … 하자담보 기간은 지나”

서울 강남구 소재 440억원대 빌딩을 사옥으로 매입한 유명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이 해당 건물의 건축법 위반 사실을 뒤늦게 발견하고 전 소유주를 상대로 소송을 내 일부 승소했다. 다만 법원은 하자담보책임은 배제하고 계약상 불완전이행 책임만을 인정해 배상액을 1억원으로 제한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42부(최누림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한솥이 주식회사 사우스케이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사우스케이프는 한솥에 1억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은 2022년 3월 시작됐다. 한솥은 사옥으로 사용하기 위해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사우스케이프 소유 지하 2층~지상 8층 건물을 447억원에 매수했다.

그러다 소유권 이전 후 대수선 공사를 진행하던 중 예상치 못한 결함이 발견됐다. 건물 일부가 서울특별시 고시 기준인 건축한계선을 침범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건물 전면 골조·벽면이 최대 31㎝ 돌출되면서 도로와 간격이 2.69m에 그쳐 기준치인 3m를 충족하지 못했다.

한솥은 공사를 중단하고 건축기준 완화 절차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행정사 자문료와 영업손실 등 5억4000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솥은 매매 당시 건물이 법령 위반 상태였던 만큼 하자담보책임이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의 쟁점은 상인 간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하자 통지 의무’였다. 사우스케이프측은 상법 제69조를 근거로 “매수한 지 6개월이 지나서야 하자를 통지했으므로 배상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 사우스케이프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모두 상법상 상인으로, 물건을 받은 날로부터 6개월 내에 하자를 발견해 통지하지 않았다면 담보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건축물 기준을 어긴 상태의 건물이 인도된 점은 문제라고 봤다. 계약상 완전한 이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법상 불완전이행 책임을 인정했다.

사우스케이프측은 “당사도 2007년 매수 당시부터 위반 사실을 몰랐고, 고의나 과실이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재판부는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과실이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만 배상 범위는 일부만 인정했다. 재판부는 행정사 자문료 3억원의 필요성·관련성은 부족하다고 보고 배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공사 중단 기간 손실도 전부를 인정하지 않고, 일부 기간 영업손실만 손해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사우스케이프가 고의로 하자를 숨긴 정황이 없고, 건물 준공 당시의 시공상 하자나 측량 오류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해 배상액을 1억원으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한솥은 서울시 건축조례에 따라 건축한계선 기준 완화를 적용해달라는 건축계획 심의를 신청하고, 2024년 1월 강남구 건축심의위원회로부터 해당 건축물 사용승인을 받았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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