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에 꽂힌 신발·의류업계
‘지속 가능성’ 선택아닌 필수
‘순환형 신발’ 심파텍스 ‘섬유재활용’ 블랙야크 ‘창의순환’ 루이비통
자원소비-화학물질-폐기물 등 지구환경에 치명적 요소 획기적 감축
신발·의류업계가 ‘순환경제’에 집중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전제조건이자 필수요소인 탓이다.
고심하고 선택하던 시대는 끝난지 오래다. 이젠 모든 산업에 해당하는 덕목으로 떠올랐다. 자원소비-화학물질사용-폐기물발생 등 지구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의류·신발산업의 경우 더 그럴수밖에 없다.
14일 신발·의류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의류·신발 브랜드들이 지속가능한 환경에 친화적인 제품을 만들기 위해 소재선택 생산 폐기에 이르기까지 순환경제 원칙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순환경제란 자원을 채취해 사용하고 폐기하는 기존 ‘선형 경제’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 설계 단계부터 폐기물 배출을 최소화하고 자원을 재사용·수리·재활용해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 친환경 경제 모델을 말한다.
예컨대 ‘순환형 신발’은 제품 사용 후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한다. 막대한 폐기물이 발생시키는 신발산업의 경우 지속가능성을 위해 세심한 디자인은 필수다. 신발은 갑피 등 부자재를 신중하고 목적에 맞게 선택할 때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친환경 기능성 소재 기업 ‘심파텍스’ 는 1996년 효율적인 재활용을 위해 단일 소재 제품 개발을 목표로 ‘디자인 투 리사이클’ 전략을 도입했다. 일찌감치 디자인 단계부터 신발산업 순환경제를 접목한 셈이다.
신발업계 관계자는 “단일 소재로 만들어진 신발은 재활용이 훨씬 간편하다” 면서 “다양한 소재와 접착제로 만들어진 기존 신발과 달리 단일 소재 신발은 재활용 시스템에 쉽게 통합될 수 있는데 재료 낭비를 줄이고 재활용 과정의 복잡성을 낮춰준다”고 설명했다.
폴리에스터로 만든 심파텍스 멤브레인 신발 제품이 대표적이다. 페트병에서 추출한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만을 사용한다. 신발 성능을 보장하는 동시에 환경 발자국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폴리우레탄 폼 대신 100% 재활용 부직포까지 이용한다. 편안함과 지속가능성을 결합한 경우다. 심파텍스 측은 “등산 달리기 작업 안전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에 맞는 신발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 경영 측면에선 이른바 명품(해외고가품) 제조 기업도 순환경제 흐름을 비껴갈 순 없다. 새로운 환경 로드맵 ‘리제너레이션 2030’을 공개한 루이비통이 그랬다.
루이 비통은 앞서 2020년 수립한 지속 가능한 개발 로드맵 ‘우리의 헌신적인 여정을 통해 책임 있는 판매, 기후 변화 대응, 순환 창의성을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원자재 조달과 추적 가능성 기준을 강화하고 모든 제품은 물론 패션쇼, 전시 등에 친환경 디자인 원칙을 적용했다.
'리제너레이션 2030'은 환경영향 저감 차원을 넘어 생태계 회복과 재생을 지향하는 단계로 나아간다는 게 루이비통 측 설명이다.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감소, 물 부족 등 환경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환경 전환' '순환 창의성' '지속 가능한 운영'을 중심으로 전략을 구체화했다.
루이 비통은 '창의적 순환'이란 철학을 바탕으로 제품 수명 연장과 지속가능한 소재 개발, 저탄소 운송 등 창작과 운영 전반에서 발생하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여 나갈 방침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 역시 전 제품에 순환경제 적용을 서두르고 있다.
우선 섬유간 재활용 방식을 국내 아웃도어업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했다. 이 텍스타일투텍스타일(T2T)로 불리는 이 재활용 기술은 폐 의류나 원단 합성섬유를 분자 단위로 분해하고 최초 원료 상태로 되돌린다. 염료 분리가 가능하고 반복적인 재활용에도 새 제품에 준하는 고품질 소재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게 블랙야크 측 설명이다. 지속가능한 의류 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핵심 기술로 평가 받는다.
블랙야크 측은 “여름을 겨냥 선보인 T2T 소재 적용 제품은 안정적인 품질을 위해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수급된 원료를 기반으로 제작했고 블랙야크 아웃도어 성능을 그대로 유지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블랙야크는 제품 생산·판매·사용·재활용 등 모든 과정을 전자적으로 공개·관리하는 디지털 제품 여권(DPP) 시스템도 시범 도입한다.
유럽연합의 경우 T2T 추진은 물론 단순한 라벨을 넘어 브랜드 기술력과 환경적 책임을 증명하는 의류 여권인 DPP 의무화를 시행할 예정이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