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르무즈 역봉쇄 "국지전 부를 고위험 도박”
항공전에서 해상전 확전
기뢰·드론·소형선박 난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중동 전쟁 국면에서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작전에 돌입했지만, 전문가들은 군사적 난이도와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군은 13일(현지시간)부터 이란 항구를 전면 봉쇄하고 해협 내 기뢰 제거 작전에 착수했다. 이는 기존 공습 중심 작전에서 해상 통제 작전으로 전환되는 중대한 국면 변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통행료를 지불한 선박은 국제 해역에서도 차단하겠다”고 밝혀, 작전 범위가 페르시아만을 넘어 확대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번 작전의 핵심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차단해 자금 흐름을 끊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해협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해야 하는 이중 과제가 뒤따른다.
문제는 작전 자체의 난이도다. CNN에 따르면, 전직 미 해군 대령 칼 슈스터는 봉쇄가 “절차적으로 어렵지만 해상 우위를 확보할 경우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국방연구원 유지훈 연구위원은 이를 “고위험 작전”이라고 규정하며 “이란이 주권 침해로 간주할 경우 국지전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이미 다층 방어·공격 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기뢰뿐 아니라 소형 고속정, 드론, 지대함 미사일, 잠수정 등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 미 해군 함정과 항공기 모두 위협에 노출된다. 특히 기뢰는 자기·음향·압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해 제거가 매우 까다롭다.
실제 기뢰 제거 역시 쉽지 않다. CNN은 미 해군이 바레인에 배치했던 전문 기뢰 제거함 4척을 이미 퇴역시켜, 현재는 무인 수중 드론과 연안전투함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맹국 지원 없이는 완전한 제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NYT도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전했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소속 연구원 대니 시트리노비치는 “이란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조치로 미국과 글로벌 경제가 입는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 정권은 추가 피해를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 반응도 미온적이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와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는 봉쇄 참여를 거부하고 긴장 완화를 촉구했다. 반면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만 공개 지지를 표명했다.
이란 역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혁명수비대 해군은 “해협에 접근하는 군함은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혀, 미 함정과 병력의 직접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작전이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고, 오히려 유가 상승과 글로벌 교역 혼란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봉쇄 발표 직후 유가는 상승하고 증시는 하락하며 시장 불안이 확대됐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