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초본에서 ‘배우자 자녀’ 표기 없앤다
주민등록표서 ‘세대원’ 통합
외국인 이름 한글·영문 병기
앞으로 주민등록표 등·초본에서 ‘배우자의 자녀’와 ‘자녀’ 구분이 사라지고 모두 ‘세대원’으로 표기된다. 재혼가정 등의 가족관계가 드러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행정안전부는 21일 ‘주민등록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주민등록표 표기 방식과 외국인 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정비해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고 행정 편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주민등록표에는 세대주와의 관계를 ‘자녀’, ‘배우자의 자녀’ 등으로 구분해 표기하면서 재혼가정의 가족사가 간접적으로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가족 구성원 간 관계를 세밀하게 구분하는 방식이 오히려 차별적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 제기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개정안에 따라 앞으로는 세대주의 배우자를 제외한 민법상 가족(자녀·부모 등)은 ‘세대원’으로 통합 표기하고, 그 외는 ‘동거인’으로 표시한다. ‘배우자의 자녀’가 ‘자녀’보다 뒤에 등재되던 방식도 개선해 동일한 순위로 기재하도록 했다.
행안부는 “가족 구성원 간 불필요한 구분을 줄이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자연스럽게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성명 표기 방식도 바뀐다. 기존에는 주민등록표에는 로마자 성명만, 가족관계등록부에는 한글 성명만 각각 기재돼 동일인 확인에 불편이 있었다.
앞으로는 주민등록표에 한글 성명과 로마자 성명을 함께 표기하도록 해 행정·금융 등 각종 서비스 이용 시 신원 확인의 정확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또 외국인 본인만 가능했던 주민등록표 기록사항 정정·변경 신청도 세대주나 세대원이 대신 신청할 수 있도록 확대된다. 행안부는 이를 통해 민원 처리 접근성이 높아지고 외국인의 행정 이용 편의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전산 시스템 정비와 현장 적용 준비를 거쳐 10월 29일부터 시행된다. 행안부는 제도 시행에 앞서 지방정부, 관계기관과 협력해 대국민 안내와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재혼가정 등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포용하는 행정서비스로 나아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