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차협상 불발 후 전격 휴전 연장
연장기한 설정 없어 사실상 ‘휴전선언’
이란 “의미 없다. 호르무즈 개방 안해”
이란의 불참 통보로 이슬라마바드 2차 종전협상이 불발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휴전’ 만료를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휴전 연장을 전격 선언했다. 휴전 연장시한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의 2주 휴전이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22일 저녁까지라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성명에서 “이란 정부가 예상대로 심각하게 분열돼 있다는 사실과 파키스탄의 아심 무니르 군총사령관 및 셰바즈 샤리프 총리의 요청에 따라 이란 지도부와 협상단이 통일된 제안을 마련할 때까지 이란 공격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란측 제안이 제출되고 논의(discussion,협상)이 어느 쪽으로든 결론이 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중재자인 파키스탄의 요청과 이란 내부의 분열상을 이유로 들었지만 같은 날 오전 CNBC 인터뷰에서 “이란이 미국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폭격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에서 말을 다시 바꾼 것이다.
여기에 이란이 통일된 협상안을 내놓고 어떤 식으로든 협상이 종결될 때까지 휴전을 연장한다고 해 사실상 기한을 설정하지 않고 휴전을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해상봉쇄는 계속되며 그 외의 준비태세도 지속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혹은 21일”로 예고했던 JD 밴스 미국 부통령 등 협상대표단의 이슬라마바드 방문은 지연을 거듭하다 결국 무산됐다. 이란이 이날 2차 종전협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최종 입장을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 측에 전달한 때문이다.
이란 타스님 통신과 미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이란은 당초 파키스탄의 중재와 미국의 휴전 요청에 따라 미국이 수용한 ‘10개 조항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휴전과 종전 협상을 받아들였지만, 미국이 합의의 틀을 벗어난 과도한 요구를 쏟아내며 약속을 어기기 시작했다는 점을 들어 불참을 결정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 대한 미국의 적대적 대응도 불참 사유로 꼽았다. 타스님은 “이란은 현 상황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이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연장 발표 직후 양국은 대이란 해협봉쇄 지속과 무력해제를 언급하며 대치하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미군의 대이란 해상 봉쇄가 지속되면 “이란 최대의 석유 수출 터미널이 있는 하르그섬의 원유 저장고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이란의 유정 등은 사용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센트 장관은 “이란의 해상 무역을 제한하는 것은 정권의 주요 수익원을 직접 겨냥하는 것”이라면서 “경제적 분노 작전을 통해 테헤란의 자금 창출, 이동 및 송금 능력을 체계적으로 약화시키는 최대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은 국영방송(IRIB) 등을 통해 미국의 휴전 연장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이란의 국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의 참모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의 휴전 연장은 의미가 없다. 기습 공격을 위한 시간벌기용 계책”이라고 깎아내렸다.
이란 군 대변인은 “100%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미국의 해상봉쇄가 계속되는 한 최소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시 봉쇄를 무력으로 해제할 것이라고 맞섰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