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은신 끝 송환 ‘박왕열 공급책’ 구속

2026-05-04 13:00:05 게재

100억원대 마약 유통 의혹

해외 생산망·공범 추적 확대

해외에 거점을 둔 텔레그램 기반 마약 유통망의 실체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핵심 공급책이 구속되면서 단순 유통을 넘어선 조직형 마약 구조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에 따르면 태국에서 강제 송환된 최 모씨가 3일 구속됐다. 수원지방법원은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씨는 2019년부터 필로폰과 엑스터시 등 약 100억원 상당, 총 22㎏ 규모의 마약류를 국내에 밀반입하거나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텔레그램에서 ‘청담’ ‘청담 사장’ 등의 이름으로 활동하며 판매망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건은 ‘마약왕’으로 불리는 박왕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3월 필리핀에서 송환된 박왕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씨를 핵심 공급책으로 특정했다.

수사 결과 최씨는 국내가 아닌 태국에 머물며 유통망을 관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최씨가 2018년 이후 출국 기록이 없다는 점을 확인한 뒤 해외 은신 가능성을 추적, 태국 경찰과 공조해 지난달 10일 현지에서 검거했다. 최씨는 지난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됐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부 마약 혐의는 인정했지만, 박왕열과의 직접 연관성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태국 현지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13대와 차명 여권 등을 분석하며 유통 경로와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타인 명의 여권 사용 정황과 관련해 여권법 위반 혐의도 적용할 방침이다.

또 다른 공급책인 ‘사라킴’ 김형렬이 최씨를 박왕열에게 연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직 간 연결 구조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해외 생산·중간 공급·국내 판매로 이어지는 다층 구조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텔레그램 등 비대면 채널을 활용한 유통 방식이 결합되면서 기존 단속 체계를 우회하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경찰 관계자는 “거래 규모와 범죄 수익을 확인하는 동시에 해외 생산 거점과 추가 공범까지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며 “관계 기관과 협업해 범죄 수익 환수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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