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종전안 공식 거부
“호르무즈 묶인 선박 이동 지원” … 이란 “휴전 위반으로 간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14개항 종전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고 공식 거부하는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을 빼내는 ‘프로젝트 프리덤’ 개시를 선언했다. 이란은 미국의 답변을 전달받아 검토에 착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영 칸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의 수정안에 대해 “이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모든 것을 검토해봤지만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제시한 9개항 종전안에 대해 이란이 14개항으로 맞대응한 데 대한 명확한 거부 의사다.
이번 발언은 핵 프로그램 포기를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이란은 종전 합의를 우선하고 핵 문제는 후속 협상에서 다루자는 단계적 접근을 고수하고 있어 시각 차가 여전히 크다.
이란 외무부는 같은 날 미국의 공식 입장을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IRIB 방송과 타스님 통신에 “미국의 의견을 검토 중이며 검토가 완료되면 공식 답변을 발표할 것”이라며 “이란의 14개항 제안은 전쟁 종식에 초점을 맞췄고 핵 사안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핵 문제를 분리해 협상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미국과의 입장 차를 더욱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란이 제시한 조건에는 전쟁 피해 배상, 군사적 재침략 방지 보장, 이란 주변 지역 철군, 해상봉쇄 해제, 제재 해제, 레바논 등 전선 전반의 교전 종료, 호르무즈 해협 운영을 위한 새로운 메커니즘 구축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핵 문제를 제외한 종전안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달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종전협상에서 합의에 실패한 이후 간접 접촉만 이어가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오전부터 ‘프로젝트 프리덤’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제3국 선박과 선원을 안전하게 이동시키겠다고 밝히며 해당 조치가 방해받을 경우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 위원장은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해상질서에 대한 미국의 어떠한 개입도 휴전 위반으로 간주될 것”이라며 “해협은 트럼프의 일방적 결정으로 관리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