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노사정 다시 마주앉는다
준법투쟁 속 8일 3자 면담…2차 총파업 가능성도
임금 인상과 인사 제도 개선 등을 둘러싸고 대립해 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8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임금 수준을 넘어 인사·인수합병(M&A)·기술 도입 등 경영 사안까지 쟁점이 확대되면서 장기 대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인천 송도 사업장에서 고용노동부가 참여하는 노사정 3자 면담이 열린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이 중재에 나선 자리다.
사측은 “노사정 3자 면담을 통해 합의점을 찾고자 한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측 입장차는 여전히 큰 상태다.
지난 6일 예정됐던 노사 대표 간 1대1 면담은 사측 통보로 취소됐다. 사측은 “노조측이 양자 간 통화 내용과 녹취를 공개해 긴밀한 대화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노조측은 “사측 입장이 기존과 달라진 바 없다는 점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한 것”이라며 “대화 취소는 시간 끌기”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공정한 인사 기준 수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6.2% 임금 인상과 일시금 600만원 지급안을 제시한 상태다.
쟁점은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경영권과 생산체계 문제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노조가 제시한 단체협약 요구안에는 신규 채용과 인사고과, M&A 등 핵심 경영 사안에 대해 노조와 협의하거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기계·신기술 도입이나 작업 공정 개선 시 노사 공동 의결을 거치도록 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회사의 인공지능(AI)·로봇 기반 자동화 공장, 이른바 ‘다크팩토리’ 전환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인사와 경영권은 경영진 고유 권한이라며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제조업 현장의 AI 자동화 확대를 둘러싼 노사 충돌로 확산할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현대자동차 노조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 문제를 둘러싸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조는 지난달 28~30일 부분 파업에 이어 이달 1~5일 약 2800명이 참여한 전면 파업을 진행했다. 이후 현장에 복귀했지만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형태의 준법투쟁은 이어가고 있다. 회사측은 파업 영향으로 항암제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일부 생산이 중단됐으며 손실 규모가 약 15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노사 대치는 법적 분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회사측은 파업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의 행위가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며 형사 고발에 나섰다. 노조는 “현장 안전과 쟁의 지침 이행 여부를 확인한 적법한 노조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이날 노사정 면담 결과에 따라 준법투쟁 장기화와 2차 총파업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앞선 전면 파업을 ‘1차 총파업’으로 규정한 상태다. 노조측은 2차 총파업 가능성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