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 AI, 판사 판단과 비교·평가 안한다”

2026-05-21 13:00:02 게재

대법 “양형판단, 헌법상 법관 고유 영역”

판결문 직접 학습 대신 RAG 방식 추진

2028년 개발목표 … 변호인 접근권 검토

대법원이 추진 중인 ‘형사재판·양형 인공지능(AI)’ 플랫폼은 AI 판단 결과와 실제 판사의 판단을 비교·평가하는 기능을 두지 않는 방향으로 구축될 전망이다.

법원은 양형 판단이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법관의 고유 영역이라는 입장을 전제로, ‘양형 AI’를 법관 판단을 지원하는 참고 시스템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재판지원 AI’와 ‘양형 AI’ 관련 내일신문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양형 AI’는 단계별 구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2028년까지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본격적인 사업화 이전의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운영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현재 ‘재판지원 AI’가 판결문 자체를 학습하는 구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재판지원 AI’가 거대언어모델(LLM)에 대해 판결문·사건기록·통계자료 등을 활용한 학습을 진행한 사실은 없다”며 “검색증강생성(RAG) 시스템을 이용해 법령·판결문·문헌 등을 검색·참고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색증강생성(RAG)은 생성형 AI가 답변 생성 전에 법원 내부망(폐쇄망)에 저장된 법령·판결문·문헌 데이터베이스를 검색·참고하는 방식이다. 단순 학습 기반 생성형 AI보다 사실 정확성과 검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양형 AI’의 학습 범위와 관련해서는 “현재 실제 시스템 개발이 본격 진행되는 단계가 아니어서 구체적 데이터 범위를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향후 신중히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법원은 ‘양형 AI’가 법관 판단을 대체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구상 중인 ‘양형 AI’는 법관의 독립적인 양형 판단을 지원하기 위한 객관적 참고자료 제공 시스템”이라며 “최종적인 양형 판단과 양형기준 적용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법관의 고유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 관계자는 “AI 판단과 실제 법관 판단의 차이는 시스템 분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양형 AI’ 결과와 실제 판사 판단 차이를 시스템적으로 분석·기록하거나 AI를 판사 판단의 사후 평가 기준으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법원은 양형 판단이 개별 사건의 특성과 피고인 사정, 재판 과정에서 형성되는 종합적 판단이 함께 반영되는 영역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단순 데이터 비교만으로 법관 판단의 적정성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데이터 편향과 변호인 접근권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법원은 편향 가능성을 최소화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재판지원 AI가 폐쇄망 기반 내부 시스템인 만큼 변호인 접속권 부여 역시 보안과 개인정보 문제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확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법원은 “시스템의 안정적 출범과 예산 확보가 이뤄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대국민 서비스 추가 개발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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