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선거보조금, 거대양당 쏠림 심화
올해 570억원 지급, 4년 전보다 16% 증가
선거 이후엔 선거비용 보전 “이중 국고지원”
입법조사처 “교섭단체 쏠림, 소수정당 위축”
우리나라 인구는 줄어드는 반면 만 18세 이상 유권자수가 늘어나면서 선거 때마다 정당이 받는 선거보조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선거보조금은 물가상승률과 함께 유권자수에 연동돼 계산된다. 거대양당은 선거 이전에 수백억원의 보조금을 받고 선거 이후에는 비례대표 후보의 선거비용을 보전받아 ‘이중 혜택’을 누린다는 비판과 함께 선거를 치를수록 정당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혜택이 거대양당 중심으로 쏠리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부추기고 소수정당을 더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같이 나온다.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3 지방선거 보조금으로 570억7600여만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2022년 지방선거 때는 유권자 1명당 1058원씩 계산해 모두 489억원이 지급됐다. 2024년 총선때는 유권자 1명당 1141원씩 총 501억원, 지난해 대선 때는 1183원씩 523억원이 각 정당에 분배됐다.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4년 전에 비해 1인당 단가는 14.46% 올랐다. 선거보조금 총액 증가율은 16.58%로 2%p 더 늘었다.
정당은 매 분기마다 경상보조금을 지원받아 당 운영비로 쓰고 있다. 지난 1분기엔 134억원이 7개 원내 정당에 나눠 지급됐다.
정당은 전국 선거가 있는 해에는 경상보조금뿐만 아니라 선거보조금을 수령하고 선거가 끝난 다음엔 선거비용 보전까지 받고 있다.
이같은 이중, 삼중 지원과 관련해 지난 2013년 중앙선관위는 ‘정당에 대한 선거보조금과 보전비용의 중복지원 개선’ 의견을 내놨다. “선거공영제의 일환으로 정당에 선거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음에도 대통령 선거,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및 비례대표 지방의원 선거에서 정당이 지출한 선거비용을 보전해 주는 것은 사실상 이중 국고지원으로써 불합리하다”며 “정당에 선거비용 보전금액을 지급하는 때에는 해당 정당에 이미 지급된 선거보조금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감액해 지급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보조금이 거대양당 중심으로 분배돼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긴다는 점도 지적된다. 올해 지급된 선거보조금만 봐도 민주당이 45.4%인 258억8400여만원, 국민의힘이 41.6%인 237억6300여만원을 받아갔다. 조국혁신당은 46억1400여만원, 개혁신당은 14억4600여만원의 선거보조금을 확보했다.
선거보조금 지급 기준을 보면 국회 교섭단체 구성 여부와 국회 의석수 비율, 최근 실시된 임기만료에 의한 국회의원선거 또는 최근 전국적으로 실시된 선거의 득표수 비율을 순서대로 반영한다. 교섭단체와 의석수를 먼저 고려해 득표수에 비해 많은 비중의 보조금을 가져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선거보조금과 같은 구조로 돼 있는 국고보조금에 대해 “교섭단체 위주로 배분하는 것은 군소정당의 재정적 기반을 취약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교섭단체에 배분되는 보조금의 비중을 낮추거나 득표율에 따른 배분비율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