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고려아연·영풍 ‘분식회계 혐의’ 첫 논의

2026-05-22 12:59:58 게재

수천억 분식 의혹, 고의성 인정되면 검찰 고발·통보

내달 10일 2차 심의 … 경영진 개입 여부 공방 예고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고려아연과 영풍의 분식회계 혐의 사건에 대한 심리에 본격 착수했다. 두 회사는 각각 수천억원의 분식회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검찰로 사건이 넘어갈 예정이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증선위는 20일 회의를 열고 고려아연과 영풍 분식회계 혐의 사건에 대한 첫 논의를 진행했다. 두 회사를 감리한 금감원이 혐의 내용을 보고하고 회사측이 혐의를 부인하는 내용으로 진술을 했다. 사안별 쟁점과 이해관계자들이 많아 금감원과 회사측 진술 이후 회의가 마무리됐다.

증선위는 내달 10일 2차 회의를 열고 위원들이 쟁점별 질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빠르면 2차 회의에서 심의가 종결되겠지만, 공방이 치열해지면 한 차례 더 회의를 열 가능성이 있어, 내달 24일 결론이 날 수도 있다.

다만 앞서 감리위원회에서도 여러 차례 논의가 진행된 만큼 공방이 길어질 수 있다. 경영진들이 분식회계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어서 회사측이 사실관계와 회계처리 기준 해석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은 두 회사 모두 회계기준위반의 동기를 ‘고의’라고 판단해 중징계 제재안을 상정했다. 고의가 인정될 경우 검찰에 고발 또는 통보되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영풍은 석포제련소에서 나온 폐기물의 처리 비용을 충당부채로 적정하게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감리 대상이 됐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제련소 주변 오염과 관련한 정화 비용을 제대로 충당부채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고려아연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의 펀드에 출자했다가 발생한 투자 손실을 재무제표에 축소 반영했고, 미국 전자폐기물 업체 이그니오홀딩스를 약 580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매출 규모와 비교해 인수 가격이 과도하게 평가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리를 받았다. 감리 과정에서 투자자산 평가손실을 축소해서 반영한 혐의와 해외 자회사의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가액에 미달했음에도 이를 회계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혐의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혐의를 받고 있는 분식회계 기간은 2019년부터 2024년이며, 외부감사 방해혐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의적 위법행위는 회사와 임직원이 가공의 자산을 계상하거나 부채를 누락하는 등 회계정보를 의도적으로 은폐·조작 또는 누락시켜서 재무제표를 작성한 경우를 말한다. 또 회계장부 작성의 기초가 되는 서류와 관련 전산자료 및 증빙자료 등을 위·변조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경우 등도 포함된다.

앞서 감리위원회에서는 금감원이 상정한 중징계 안건을 논의하면서 ‘고의 분식’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 사건은 금융당국이 이번 분식회계 사건을 어떻게 결론 내리느냐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3월 고려아연 주주총회를 앞두고 금융당국의 회계감리와 제재 여부에 초점이 모아졌던 이유는 최윤범 회장의 연임 안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감리위원회 논의가 길어지면서 주총 전에 결과가 나오지 않아 최 회장 연임에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고려아연을 상대로 한 주주대표소송 등이 제기된 상태이고, 고려아연과 영풍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어서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치에 다시금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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