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공익법인 보유 주식 100%가 ‘계열사 등 특수관계 주식’
국세청, 대기업 공익법인 231개 분석
1곳당 기부금 수령액, 일반 법인 6배
대기업 집단이 운영하는 공익법인들이 보유한 주식 자산의 100%가 계열사 등 특수관계에 있는 주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대기업 계열 공익법인의 1곳당 기부금 수령액은 일반 공익법인 평균의 6배에 달해 기부금의 ‘대기업 쏠림 현상’도 뚜렷했다.
국세청(청장 임광현)은 공익법인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고 건강한 기부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2만1318개 공익법인의 운영 실태를 종합 분석한 ‘2026년 공익법인 연차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2일 밝혔다.
국세청이 공익법인의 설립부터 사후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분석 보고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보고서에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대기업 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72개가 운영 중인 231개 공익법인의 상세 재무 현황과 테마별 분석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총자산 규모는 31조9000억원으로, 전체 공익법인 자산의 약 8%를 차지했다. 그룹별 자산 규모는 삼성그룹이 8조6000억원으로 가장 컸고, HD현대그룹(5조8000악원), 포스코그룹(3조4000억원)이 뒤를 이었다.
자산 구성은 금융자산이 10조5000억원(33%)으로 가장 많고 그룹 주식 자산도 9조5000억원(30%)에 달했다.
특히 삼성문화재단(1조7000억원), 현대차정몽구재단(4645억원), LG연암학원(3105억원) 등이 보유한 주식은 모두 ‘100% 특수관계가 있는 주식’으로 확인됐다.
대기업 그룹별로 운영하는 공익법인 수의 경우, 다수의 그룹이 1~2개 수준을 유지한 반면, SK그룹이 25개로 가장 많았고 삼성그룹(13개), HD현대그룹(11개) 순이었다. 사업 유형별로는 장학재단 등 ‘학술·장학’ 법인이 82개(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기업 간판을 단 공익법인으로의 기부금 집중 현상도 수치로 검증됐다. 기부금 수익이 있는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163개)의 1곳당 평균 기부금 수령액은 4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부금 수익이 있는 전체 공익법인의 1곳당 평균 수령액(8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6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들이 거둬들인 공익사업 총수익은 9조4000억원, 지출한 비용은 9조5000억원이다. 지출 비용 중 장학금이나 지원금 등을 수혜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분배비용’은 총 1조 2000억원(12%) 수준으로 나타났다.
기업집단 중 수혜자에게 직접 돈을 쓰는 분배비용 지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두산그룹(1878억원)이고 삼성그룹(1680억원)과 HD현대그룹(1236억원)이 뒤를 이었다. 단일 기관으로는 두산그룹 산하 학교법인인 중앙대학교가 교내·외 장학금 등의 분배비용으로 1183억원을 지출해 눈길을 끌었다.
국세청은 이번 연차보고서 발간을 계기로 대기업 공익법인을 포함한 전체 공익법인에 대한 국민 감시 체계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보고서가 공익법인에는 스스로 운영성과를 점검할 기회를 제공하고, 공익법인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도와 공익법인의 공익활동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