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종교 인사들도 1000만송이 장미 즐겼다
‘중랑 장미축제’ 성공 기원
23일엔 예술인·주민 잔치
“뜻밖이었어요. 행사 얘기는 들었는데 현장에서 보니 또 달랐어요. 신부님과 함께 왔는데 스님과 목사님이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고….”
서울 중랑구 묵동 중랑천 장미터널. 매년 5월 가족과 함께 꽃과 먹거리를 즐기고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박미경(59·망우동)씨. 올해는 축제 시작을 알리는 걷기대회에 처음 동참했다. 박씨는 “성당에서 단체로 참여했는데 스님과 목사님 말씀을 듣고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화합이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중랑구 대단하다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22일 중랑구에 따르면 지난 15일 막을 올린 제18회 ‘중랑 서울장미축제’가 오는 23일까지 이어진다. 중랑천변을 비롯해 묵동교부터 겸재교까지 이어지는 중랑장미공원 일대가 축제의 장으로 탈바꿈했다. 5.45㎞에 달하는 장미터널과 함께 232종 32만 그루에 달하는 형형색색 장미가 어우러진 축제에는 최근 2년 연속 30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중랑구는 올해도 잘 돌본 장미와 함께 각종 공연과 전시 체험을 선보여 방문객들을 사로잡았다. 18번째 이어지는 축제 주제는 ‘랑랑18세’를 정했다.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 순간을 뜻하는 ‘화양연화(花樣年華)’ 의미도 담았다.
지난 15일 오전 형형색색으로 피어난 장미를 즐기며 주민들이 함께 걷는 행사로 축제의 막을 올렸다. 올해로 3회째 진행 중인 ‘장미축제의 안전과 성공적 개최를 위한 천주교·불교·기독교 대화합 걷기대회’다. 중랑구체육회가 주최하고 중랑구교구협의회 중랑구사암연합회 천주교서울제7지구가 공동 주관한다. 구 관계자는 “종교를 떠나 주민들이 화합하는 자리”라며 “주민들이 함께 걸으며 행사장 일대를 둘러보고 안전을 살피며 성공적인 축제를 기원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참가자들은 중화체육공원 장미축제 주 무대에 집결해 중랑장미공원 입구 기둥을 돌아오는 왕복 3㎞ 구간을 1시간여에 걸쳐 함께 걸었다. 걷는 주민들 옆에서는 이웃들이 그늘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장미를 감상하거나 먹거리와 낮잠을 즐겼다.
선착순 1000명을 모집해 2시간 가까이 진행하는 행사지만 단순한 걷기대회 이상 의미가 있다. 서용기 중랑체육회장은 “체육회와 구 관계자들이 의논해 3년째 첫 공식행사로 진행하고 있는데 실제 화합이 된다”며 “참가자를 위한 경품 지원에 종교단체도 힘을 보탠다”고 설명했다. 각 종교 대표들도 “종교와 이념의 벽을 넘어 서로 지켜주고 연대하는 진정한 화합과 상생의 장”을 기원했고 “장미의 꽃말처럼 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된다면 중랑구민도 서울시민도 한반도도 지구도 평화로워질 것”이라고 소망했다.
걷기대회 이후 지난 17일까지 중화체육공원 일대에서는 ‘그랑로즈 페스티벌’이 이어졌다. 각종 공연과 거리예술 체험이 펼쳐진 가운데 가족단위 방문객과 연인 친구 이웃 등 방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장미를 주제로 한 응원봉 만들기 ‘꾸며랑’과 장미화분 심기 ‘중랑장미 퍼져랑’ 등 새로운 참여형 행사가 눈길을 끌었다. 강동구립민속예술단 국악관현악팀을 비롯해 강북구립여성합창단 등 서울 자치구 11개 예술단도 무대에 올라 방문객들을 맞았다.
중랑구는 오는 23일 면목체육공원에서 지역 예술인과 함께하는 ‘중랑 아티스트 페스티벌’로 축제를 마무리한다. 구 관계자는 “많은 주민과 방문객들 관심 속에 주요 행사를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남은 축제기간에도 아름다운 장미와 함께 즐거운 추억을 쌓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