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품권사채 전면 차단 나섰다
카페 폐쇄·운영자 수사 확대
SNS 기반 청년층 노출 확산
정부가 상품권 예약판매를 가장한 신종 불법사금융 확산에 대응해 인터넷 카페 폐쇄와 운영자 수사 확대에 나섰다. 온라인 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변종 사채가 청년층 생활권까지 빠르게 침투하면서 범정부 차원의 단속과 피해자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1일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불법사금융 근절 범정부 TF’ 회의를 열고 상품권 예약판매 방식의 변종 불법사금융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법무부·경찰청·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이 참석했다.
정부는 외형상 상품권 거래 형태를 띠더라도 실질적으로는 고리 대출 구조인 만큼 대부업법 적용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대부업 등록 없이 반복적으로 거래할 경우 불법사금융업자로 보고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최근 불법사채업자들은 급전이 필요한 피해자와 상품권 예약판매 계약을 맺은 뒤 현금을 먼저 지급하고 이후 고리 이자를 붙여 상품권 상환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영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관상 정상 상품권 거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금리 사채와 다르지 않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는 온라인 카페와 SNS가 사실상 사채 중개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카페 폐쇄와 유사 카페 개설 차단, 운영자 수사 확대 등 플랫폼 기반 유통망 차단에 나서기로 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상환이 늦어질 경우 가족과 지인 연락처까지 활용한 추심 압박이나 사기 고소 협박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년층 노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진행된 불법사금융 특별단속에서 검거 인원은 1553명이었고 이 가운데 20·30대는 999명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경찰은 온라인 도박과 SNS 급전 광고, 비대면 거래 환경이 결합되면서 청년층이 불법사금융에 반복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가전제품 개통을 이용한 이른바 ‘내구제 대출’ 등 온라인 기반 신·변종 불법대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상품권 사채 역시 이 같은 “생활형 온라인 불법대출” 흐름 속에서 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피해자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상품권 예약판매 피해자도 기존 불법사금융 피해자와 동일하게 ‘원스톱 종합지원체계’를 통해 지원한다. 피해 신고 시 전담자를 배정하고 금융감독원을 통한 연 60% 초과 이자 계약 무효 확인서 발급도 지원한다.
불법사채업자가 피해자를 되레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사례에 대해서는 법률구조공단을 통해 ‘청구이의의 소’ 등 후속 소송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미 사기죄 판결이 난 경우에도 지급명령 효력을 다투는 소송을 지원해 추가 배상 부담을 막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올해 2월 발표한 ‘불법사금융 근절 방안’ 후속조치도 점검했다. 범죄수익 국가 몰수와 온라인 플랫폼 불법정보 관리 의무화 등 주요 과제는 예정대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변칙적 신종 불법사금융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며 “정부는 형식보다 실질 중심 원칙으로 온라인 기반 변종 불법사금융 대응과 피해자 구제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