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피해 고운사 사찰림 회복 격차 2배 이상

2026-05-22 13:00:18 게재

환경단체·강원대 연구팀

“진단 기반 복구 제도화”

지난해 의성 산불로 전체 면적의 97%가 불탄 고운사 사찰림이 지점마다 다른 속도로 되살아나는 걸로 확인됐다. 빠른 곳과 느린 곳의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지면서 일률적인 복구 방식이 아닌 토양 등 지역별 특성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 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안동환경운동연합·불교환경연대·서울환경연합·생명다양성재단 등 5개 단체 연대체와 이규송 강원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고운사 사찰림 자연복원 결과 보고서(식생편)’을 22일 발표했다.

회복이 빠른 상위 10% 지점(올해 4월 25일 기준 평균)은 산불 전 수준의 85%까지 따라왔지만 느린 하위 10% 지점은 44%에 머물렀다. 산불 전 유역 전체의 식생 활력 편차가 0.13에 불과했던 것이 1년 후 0.32로 2배 이상 벌어진 결과다.

회복 속도 차이를 가장 크게 설명하는 요인은 △산불 피해 강도(25.4%) △토양의 암반·자갈 특성(13.2%) 등이다. 전체 유역의 13.8%인 55.4ha는 추가 관찰이나 정밀 진단이 필요한 구간으로 분류됐다. 이 중 3.3%는 식생 회복탄력성이 낮고 토양도 위험 수준인 가장 취약한 구간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고운사 사찰림(248.87ha)을 포함한 의성군 단촌면 일대 유역(401.29ha)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집중 조사하고 올해 5월 18일까지 보완 조사를 한 결과다. 유역 전체에 55개 방형구(10m×10m)를 설치해 식생·토양을 현장 측정하고 그린피스 동아시아가 센티널-2 위성영상으로 식생지수(NDVI)를 분석했다. 한국 산지 환경에 맞춰 개발된 토양침식 모형(SEMMA)으로 50년 빈도 강우 시 침식 위험도도 산출했다.

보고서에서는 산불피해지 복구 전 진단 단계가 제도화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자연복원 가능성이 확인된 지점은 자연복원으로 두고, 토양 안정성이 위협받는 지점은 최소한의 인공 보강으로 대응하는 진단 기반 복구가 자리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업이 시행된 후에도 자연복원의 회복 추이를 24개월 이상 장기 점검하고 그 결과를 다음 복구 사업에 반영해야 한다. 보고서에서는 이런 원칙이 24년 전인 2002년 공동조사단이 제시했음에도 여전히 행정 체계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대체는 “산주·시민·학계·정부가 함께하는 민관 협력 체계를 통해 산림 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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