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무능’ 선관위 대수술 예고

2026-06-08 00:00:00 게재

2030세대 ‘불공정’에 분노 … 가용수단 총동원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2030세대의 분노가 거세짐에 따라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 선관위에 대한 전방위 조사에 나섰고 헌법·법률 개정에 의한 대수술도 예고했다. 선관위에 대해 해체 수준의 개혁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다.

7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판하며 집회 중인 보수 성향 단체의 돌발 항의 등에 대비해 경찰 병력이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여권 핵심 관계자는 “투표용지 부족과 관련해 부정선거 음모론도 있고 극우들도 나왔지만 ‘공정’에 민감한 2030 청년세대들이 대거 움직이고 있다”면서 “대통령뿐 아니라 여당도 선관위 수술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청년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며 “이번 사태는 양극화와 박탈감 등으로 울고 싶은 청년들의 뺨을 때려준 격”이라고 평가했다.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개표소 일대엔 ‘불공정’을 규탄하는 2030세대가 몰려들었다. 전날 서울시 실시간 도시데이터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올림픽공원 내 실시간 인구는 2만6000~2만8000명이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이 2030세대였다. 이들은 선관위 해체, 책임자 사퇴, 재선거 실시 등을 요구했다. 또 ‘한 표의 기록’ 사이트에 따르면 전날까지 전국 187개 대학에서 선관위를 규탄하는 성명(대자보)을 게시했다.

정부와 여당은 국정조사, 특검뿐만 아니라 검찰과 경찰의 합동수사도 예고했다. 전날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조뿐 아니라 필요하면 특검도 염두에 두겠다”며 “곪을 대로 곪은 환부를 도려내고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선거관리위원회 내부 시스템, 구조적 허점은 없는지 진상을 밝히고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석 총리는 같은 날 전현직 총학생회 대표들과 만나 진상규명을 위한 행정안전부의 수사와 국회의 국정조사, 특검 추진을 언급하며 “이는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의 현재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X’에 “국회는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조속히 국정조사를 추진해 주시기 바란다”며 “검찰과 경찰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조정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조희대 대법원장 등 4부 요인들과 만난다. 이 모임에선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따른 대책과 제도개선 등의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박준규·김형선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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