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원 신소재 ‘성능 저하’ 한계 넘었다

2026-06-08 20:29:36 게재

KAIST, 여러 겹 쌓아도 전기 특성 유지

차세대 반도체·양자소재 활용 가능성 높여

국내 대학 연구진이 여러 겹으로 쌓는 순간 성능이 떨어졌던 2차원 신소재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진은 층을 여러 개 쌓아도 단일층 수준의 전기적 특성을 유지하는 새로운 소재를 개발해 차세대 반도체와 양자소재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KAIST는 화학과 박선아 교수 연구팀이 미국 오리건대 크리스토퍼 헨든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새로운 2차원 전도성 금속-유기 골격체(MOF)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2차원 소재는 원자 한 층 두께로 매우 얇아 전자가 빠르게 이동하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차세대 반도체와 양자소재 후보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활용 과정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단일층에서는 우수한 성능을 보이지만 여러 층을 쌓으면 층 사이 간섭이 발생해 전자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성능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성능 저하의 원인을 층간 상호작용에서 찾았다. 여러 층이 쌓여도 서로 직접 영향을 주지 않도록 분자 구조를 새롭게 설계해 층 사이 간섭을 줄였다.

이를 위해 트립티센 기반 분자를 활용한 새로운 소재를 합성했다. 새로 개발한 물질인 ‘Ni₃(HITrip)₂’는 여러 층이 쌓인 상태에서도 단일층과 비슷한 전자 구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특성이 보존되면서 높은 전기전도도도 확보했다.

실험 결과 이 소재는 별도의 추가 공정 없이도 0.58 S/cm의 전기전도도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분석을 통해 분자와 금속 원자가 함께 전자의 이동을 돕고 안정적인 전도 경로를 형성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단일층에서만 구현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전자 특성을 실제 여러 층으로 이뤄진 소재에서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층간 간섭을 제어하는 새로운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고성능 전자소자와 차세대 에너지 소재 개발은 물론 미래 반도체와 양자정보 기술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선아 교수는 “기존에는 단일층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전자 구조를 실제 소재에서도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층간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제어하면 다양한 전자 특성을 실제 소재에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박근찬 석박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4월 8일자에 게재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과 국가슈퍼컴퓨팅센터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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