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열리니 동네 뒷산이 노을·야경 명소
양천 용왕산·중랑 용마산에 ‘스카이워크’
100만명 방문 눈앞…골목경제도 활성화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한참 길어진 해가 고개를 떨구기 시작할 때 산을 오르는 이들이 있다. 저마다 풍경 좋은 길목에서 눈앞에 펼쳐진 전경을 담느라 여념이 없다. 손에 잡힐 듯 한눈에 들어오는 도심과 구름 사이에 번지는 햇살로 카메라가 분주하게 움직인다. 툇마루 계단 한가운데 걸터앉아 ‘멍’을 즐기는 이도 있다. 커다란 카메라를 둘러멘 외국인 청년들도 눈에 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 스카이워크에서 해질녘이면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10일 중랑구와 양천구에 따르면 주민들 산책로로 사랑받는 용마산과 목동 용왕산이 스카이워크가 더해지면서 순식간에 명소로 탈바꿈했다. 용왕산에서는 도심과 한강을, 용마산에서는 중랑구는 물론 북한산 도봉산 남산 등 서울시내 주요 명소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해넘이와 야경이 어우러진 전망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찾고 인근 상권에도 활력을 더하고 있다.
용왕산 스카이워크는 최대 폭 3m에 연장 224m 규모 무장애 툇마루길이다. 산림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친환경 공법을 적용하고 경관이나 안전성을 고려해 여러차례 설계를 보완하면서 완성도를 높였다.
10m 높이 공중으로 돌출된 구조물과 산세를 따라 휘어지는 모양부터 눈길을 끈다. 나무 허리 높이를 가로지르는 공중 보행로는 숲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최고 조망 지점은 정자 용왕정과 어우러진 원형 툇마루다. 어느 방향에서도 숲과 도심, 한강을 즐길 수 있다. 야간에는 난간을 따라 설치된 390m 조명에 불이 들어와 화려한 도심 불빛과 어우러진다.
하늘길 방문객들은 산에서 내려온 뒤 인근 ‘용왕산 달빛거리’로 향한다. 지하철 9호선 염창역 일대 먹자골목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도 지난 지방선거 기간 스카이워크 야경을 직접 확인하고 누리소통망에 공유했다. 그는 “젊은 연인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줄을 서서 야경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인근 상권도 모처럼 활기가 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구청장은 “다시 찾고 싶은 서울 대표 명소로 자리잡고 양천의 새로운 상징물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개장한 용마산 스카이워크는 지상에서 최고 12m 높이 공중에 떠 있다. 연장 160m인데 중랑구 대표 명소인 망우역사문화공원 산책로 ‘망우수국길’과 이어져 있다. 갈참나무 산벚나무 자작나무 등이 우거진 숲길 산책과 전망대 관람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구에서 조성한 무장애 산책로인 용마산 동행길과도 이어진다. ‘노을·야경 맛집’이라는 누리꾼들 소개가 잇따르면서 지난달 말까지 누적 방문객이 98만명에 달했다.
도심과 어우러진 새 명소 덕에 인근 상권에도 활력이 더해진다. 하늘길 방문객들은 사가정시장과 지하철 7호선 사가정역 일대 상권에서 먹거리와 생활용품을 구매한다. 최경식 사가정시장 상인회장은 “등산객과 방문객이 20~3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며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시장으로 꾸준히 발걸음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중랑구는 새로운 명소가 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상권과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숲과 도심 경계를 잇는 새로운 녹색 쉼터가 중랑구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