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위증’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유죄 확정

2026-06-10 13:00:02 게재

1·2심 무죄→대법,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파기환송심, 각 징역 6·4월에 집유 2년

대법 “공동피고인도 위증죄 가능” 판단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 축하금으로 3억원을 건넸다는 ‘남산 3억원’ 불법 비자금 의혹 사건과 관련 위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대법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위증 혐의로 기소된 신상훈 전 사장과 이백순 전 행장의 재상고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파기환송심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신 전 사장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이 전 행장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확정됐다.

이들은 2012년 11월 횡령 혐의로 함께 재판을 받던 중 서로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증인 자격으로 ‘남산 3억원’ 사건 관련 허위 증언을 한 혐의를 받았다.

‘남산 3억원’ 사건은 17대 대선 직후인 2008년 2월 신한금융지주에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측에 불법 비자금 3억원을 조성해 건넸다는 의혹이다.

라응찬 당시 신한금융지주 회장 지시로 이 전 행장(당시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불법 비자금을 조성했고,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측에 금품을 건넸다는 게 뼈대였다.

이후 검찰은 돈이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전달됐다는 사실은 규명했으나, 전달자와 수령자는 재수사 과정에서 끝내 밝혀내지 못하고 2019년 6월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 등만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두 임원은 앞서 신한은행 창업주인 고 이희건 명예회장과 경영자문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가장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당시 신 전 사장은 남산 3억원 보전을 사전에 지시하고도 재판에서 “보전 사실을 사후 보고 받았고 2008년 경영자문료 증액은 이 명예회장의 대통령 취임식 행사 참석 때문”이라고 거짓 증언한 혐의를 받았다.

이 전 행장은 2009년 4월 이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 존재를 알았음에도, 재판에서 “2010년 8월 말까지 몰랐다”고 위증을 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두 사람은 1·2심에서는 무죄를 받았다.

1심은 “공범인 공동 피고인이 다른 피고인에 대한 증인이 될 수 없다”며 증인적격 자체를 부정했다.

2심은 1심과 달리 공동 피고인도 다른 공동 피고인의 증인이 될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증인이 되더라도 자신의 범죄사실에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피고인의 지위가 증인의 지위보다 우선한다고 봤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소송절차가 분리되었으므로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지위에 있는 피고인들은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해 증인적격(자격)이 있다”며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았는데도 허위의 진술을 했다면 위증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에 따라 2024년 2월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돌려보냈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들이 재차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지난 4월 30일 상고를 기각했다. 위증 혐의로 기소된 지 6년 10개월여 만에 나온 최종 결론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올해 3월 이번 사건과 같이 공범으로 함께 기소된 사람이 변론이 분리된 다른 공동피고인 재판에서 허위 증언한 경우 위증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한편 이 사건은 2010년 신한금융그룹 경영권을 놓고 경영진 내부에서 고소·고발이 이어진 소위 ‘신한은행 사태’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처음 불거졌다.

2017년 3월 신 전 사장은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2억61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벌금 2000만원이, 이 전 행장은 재일교포 주주에게 5억원을 받아 금융지주회사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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