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백진영 (사)한국신장암환우회 대표

"복부초음파 검진 필수로 신장암 발견 늘려야"

2022-07-01 10:59:05 게재

#. 2004년 12월 남편이 신장암수술을 받았다. 1년 반 후 3기에서 4기의 다발성 폐전이가 되어 담당의사의 "치료가 어럽다. 할 수 있는 것이 수술 밖에 없지만 수술의 의미는 없을 것"이라는 말에 남편을 살리기 위해 신장암 치료 방법을 찾아나섰다.

비뇨기과학회장을 비롯해 소문난 비뇨기과 교수들을 찾고 신장암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 해외치료환경이 궁금해 구글링하다가 신장암 첫 표적항암제 임상소식을 접하게 됐다. 그때부터 해당 제약사와 연결해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 등 많은 것을 알아보게 됐고 운좋게 신장암의 첫 표적항암제인 넥사바의 임상에 참여했다. 그 치료방법을 찾기까지 그 누구도 신장암에 대한 정보를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백진영 (사)한국신장암환우회 대표의 경험담이다.

6월 27일 백 대표는 "신장암은 조기검진이 제일 중요하다. 복부초음파로 확인이 가능하다. 건강검진 항목에 필수로 제공되면 조기 신장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남편의 추정진단(2004년 11월)을 받고 인터넷 다음카페에 '신장암함께이겨내요'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알게 됐다. 그저 환자와 가족들이 자신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동병상련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됐다. 그러다 남편의 전이(2006년) 계기로 온라인커뮤니티 안에 모여있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좀 더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해 백 대표가 카페대표를 맡으며 본격적인 환우회·환자단체 활동을 시작했다.

백 대표는 "환우회는 남편의 5년 투병 기간 동안 암환자와 보호자가 느꼈던 여러 불편하고 힘들었던 그리고 꼭 필요한 것들을 채우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환자와 보호자 상담·교육·모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환우회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교육이란 생각에 비뇨기과, 종양내과 등 여러 진료과 교수들을 만나고 환자를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환자교육을 시작했다. 또 제약사에서 약제정보를 받아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치료의 현실을 교육하는 시간을 만들었다. 그런 활동으로 환우회 형식과 내용이 발전했고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하게 됐다.

백 대표는 "지금은 너무 많은 신장암 치료제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급여 약은 몇개가 되지 않는다. 허가·급여 제도 등 신장암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정말 많은 환자와 보호자를 만났고 떠나보내기도 했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아주 초기의 젊은 암환자가 수술을 포기하려다 1년 정도 설득해 결국 수술하고 지금은 잘 살고 있는 사례다.

하루에도 평균 10건 이상의 다양한 상담전화가 오지만 그 중 가족을 보내고도 잊지 않고 "투병할 때 감사했다"는 말과 아무도 이해하기 어려운 보호자만의 경험을 나누다가 함께 울고 웃으며 서로 다독일 때, 치료 선택에 대한 정확한 정보로 비급여치료를 급여치료로 받을 수 있게 된 환우들. 서로에게 감사한 존재가 된다.

백 대표는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대부분 암 치료외 심리·정신적 케어가 필수적으로 매우 필요하다"며 "신장암은 과거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었지만 이제 많은 약제로 4기 환자들이 치료하면서 일상을 보낼 수 있다. 미리 포기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치료를 잘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우회는 올해 비뇨기과 종양내과에 환자의 질환단계를 체크하고 환우회 소식을 담은 안내서를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환자 자신의 질병-약제-환우회 활동내용을 이해하고 의료진과 진료시간에 궁금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백 대표는 암경험자들에게 "암 자체만 보지 말고 삶 전체를 보고 자기 인생에서 소중한 것을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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