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학상에 '제주도우다·당선작 없음'

2023-11-07 11:43:32 게재

'낫이라는 칼'

'고래' 독어번역본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6일 대산문학상의 제31회 수상작을 선정해 발표했다. 부문별 수상작과 작가로는 △시 부문 '낫이라는 칼'(김기택) △소설 부문 '제주도우다'(현기영) △희곡 부문 '당선자 없음'(이양구) △번역 부문 'Der Wal'(고래) (마티아스 아우구스틴, 박경희)이 선정됐다.
제31회 대산문학상 수상자들 | 대산문화재단이 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31회 대산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현기영, 시인 김기택, 극작가 이양구, 번역가 마티아스 아우구스틴·박경희가 각각 선정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기념 촬영하는 수상자들. 왼쪽부터 김기택 시인, 현기영 소설가, 이양구 극작가. 사진 대산문화재단 제공


수상자에게는 부문별 상금 5000만원과 함께 대산문학상 고유의 상패인 양화선 조각가의 청동 조각 작품 '소나무'가 수여된다. 시 소설 희곡 부문 수상작은 재단의 2024년도 번역지원 공모를 통해 주요 외국어로 번역돼 해외에 출판, 소개된다.

'낫이라는 칼'은 오늘의 현실에 맞서 보다 나은 삶을 지향하는 지적 생명의 노력을 진보시키고 있으며 미적 완성의 최고도를 향해 솟아오른 점을, '제주도우다'는 제주의 신화와 설화의 소용돌이를 현재적으로 되살리고 구한말에서 일제강점기, 해방공간에 이르기까지 제주 삶의 실상과 역사를 종횡으로 넘나들면서 4.3의 비극을 넓고 깊게 해부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당선자 없음'은 사회성과 작품성의 조화에서 빼어난 균형감을 찾고 있으며 현실 참여적 희곡문학의 빼어난 모범을 보여준 점을, 'Der Wal'은 방대한 소설의 양과 긴 길이의 문장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흐트러짐 없게 번역했으며 충실성과 가독성을 두루 갖춘 번역으로 이야기의 힘을 살려낸 점을 평가받았다.

이날 간담회에서 현기영 작가는 "제주도와 제주도 현대사의 참혹한 비극이 억압으로 작용해 그 억압을 풀어내기 위해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왔다"면서 "제주도 역사가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양구 작가는 "공정의 기준 자체를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 사람이든 사회든 국가든 균형을 잡고 살아야 하며 균형을 많이 잃어버렸다는 데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는 것 같은데 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모두 다른 것 같고 세심하게 살펴 풀어가야 한다"면서 "작품이 검열에 대한 얘기인데 코로나19 상황에서 극장 폐쇄가 국가 권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정해지고 이를 비판적으로 문제제기하는 것에 대해 이상해 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는 에술의 자유와 예술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노동권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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