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회비로 등록금 편법 인상

2015-01-29 13:58:36 게재
국·공립대학들이 국고 지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꾸준히 올린 기성회비가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각 대학과 교육부 등에 따르면 2014년 국립대 학생들이 등록금 명목으로 연간 납부한 금액은 평균 418만원이다. 이 중 298만원(71.4%)은 기성회비이고, 수업료는 120만원(28.6%)이다. 자율협찬금 성격이 강한 기성회비가 법령에 근거해서 납부하는 수업료보다 3배 가량 많다.

국·공립대학의 수업료는 정부가 억제 정책이 시행되기 직전인 2008년까지 매년 5% 수준으로 인상됐다. 반면 기성회비는 매년 10% 가까이 올랐다. 특히 2004년부터 기성회비가 10.7%로 대폭 인상됐다. 이는 2002년부터 정부가 국·공립대 법인화를 추진하자 대학들이 재정지원 감소를 우려해 자체 재원 확보에 적극 나선 데 따른 것이다.

급격한 기성회비 인상으로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 간 등록금 격차도 크게 줄어들었다. 국립대 등록금 인상률은 2004~2014년 사이 11년간 사립대(26.5%)보다 높은 35.5%를 기록했다. 등록금 규모도 이 기간에 사립대의 53.2%에서 57% 수준으로 높아졌다. 도입 초기 등록금에서 20~30%를 차지했던 기성회비 비중은 최근 80%를 넘어섰다. 이는 대학들이 교육당국의 허가를 얻어야 인상할 수 있는 수업료는 놔두고 견제장치가 없는 기성회비를 집중적으로 인상하는 '꼼수'를 부린 탓이다. 이 기간 기성회비 연평균 인상률은 수업료 인상률의 2배 이상이었다.

[관련기사]
- [대학 '재정압박 주장'의 진실 ④] "국·공립대 예산 부족분, 기성회비로 채워"
- 국가직 '교직원 수당'으로 전락한 기성회비
- '13조' 기성회비 반환 현실화되나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장세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