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TK … 여야 쟁탈전 치열

2017-07-13 11:51:56 게재

탄핵으로 박탈감, '차세대'도 흐릿 … 한국 "뺏기면 전멸" 민주 "이번이 기회"

TK(대구·경북)은 보수정당의 본거지다. TK는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등 5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 그랬던 TK가 박근혜 탄핵 이후 흔들리는 조짐이 뚜렷하다. 지역 맹주인 박 전 대통령이 초유의 탄핵을 당하면서 정치적 박탈감에 휩싸인데다, '포스트 박근혜'를 이끌 차세대도 흐릿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신경전이 조기점화된 이유다.

과반 못얻은 홍준표 = 박근혜 탄핵 이후 TK의 고민은 전례없이 깊다. 지역출신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에 휩쓸려 탄핵을 당하고 구속까지 된 데 대한 정치적 충격이 상당하다. TK를 대표하는 차세대를 키워내지 못한 현실도 고민을 깊게 한다. 보수정당에 '묻지마 지지'를 보내던 TK가 선택의 기로에 놓인 것이다.

TK지역 한국당 인사는 "한국당은 박근혜라는 정치지도자의 치마폭에 숨어 19대와 20대 총선공천에서 차세대의 싹을 다 잘라버렸다"며 "지역 정치기반도 약하고 중앙무대에서 존재감조차 찾기 힘든 초재선들이 도토리키재기를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TK지역 자치단체장은 "한국당이 이런 식으로 가면 보수정치권은 궤멸하고 진보정권 20년도 가능할 것"이라며 "(보수가) TK에서 환골탈태를 시작해야 하는데, 지금 눈 앞의 현실은 내홍과 갈등만 거듭하고 이를 해결할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TK의 고민은 앞서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에서 조금씩 감지되기 시작했다. TK는 역대선거에서 보수정당에 몰표를 줬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80%대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이후 선거에서는 표심의 변화가 엿보였다.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는 40.3%로 선전했다. 2016년 총선에서 대구는 12석 가운데 민주당과 무소속에 4석을 내줬다. 올해 5.9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는 TK에서 과반을 넘지 못했다. 보수정당 대선후보가 TK에서 과반을 넘지 못한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TK특위 만든 민주당 = TK에서 이상기류가 감지되자 여야의 TK 쟁탈전이 조기점화되고 있다. 특히 농어촌이 많은 경북보다는 도시지역인 대구를 둘러싼 전초전이 강력한 편이다.

TK를 본거지로 삼고 있는 한국당은 '사수 전략'에 급급하다. TK출신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대구도 안심할 수 없다"며 "만의 하나 민주당에 대구를 뺏기면 한국당은 전국에서 궤멸 수준으로 패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과 호남, 충청, PK(부산·경남)에서 고전하고 있는 마당에 본거지인 대구마저 넘겨주면 이길 곳이 없다는 계산이다.

이 때문에 홍준표 대표까지 대구에 둥지를 틀고 분위기 반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홍 대표는 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을 맡아 TK 사수전을 진두지휘하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민주당은 "지금이 기회"라는 표정이다. "한국당이 탄핵으로 주춤한 이번에 대구를 뺏지 못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다"는 계산이다. 민주당은 TK 공략의 일환으로 대구경북특별위원회(위원장 홍의락)까지 만들었다. 지난 10일 첫 회의에는 당 지도부가 총출동하는 성의를 보였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40%대 득표로 잠재력을 보인 김부겸 의원을 행정자치부 장관으로 만들어 몸값을 키우고 있다.

바른정당도 TK에서 밀리면 보수적통 경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TK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이혜훈 대표는 12일 경주를 찾아 농심을 경청했다. 19일부터 진행되는 전국 민심탐방에서도 TK를 집중적으로 찾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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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호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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