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지키러 대구 간다"는 홍준표

2017-07-13 00:00:01 게재

달서병 당협위원장 의지

"총선·재보선 출마 안 해"

차기대선용 행보로 해석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구에 둥지를 틀려고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본거지인 대구·경북(TK)을 지키겠다는 명분이다. 다만 "총선이나 재보선 출마는 안한다"고 한다. 보수 본거지인 TK의 적통으로 인정받아 차기대선에 재도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홍 대표는 12일 초선의원 간담회에서 TK의원들로부터 지역에 신경써달라는 요청을 받자 "노력하겠다"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대구 당협 중에 빈 곳이 있지요?"라고 물었다고 복수 참석자가 확인했다. 대구에서 빈 당협은 조원진 의원이 탈당한 달서병 뿐이다.

복수의 홍 대표 측근들은 홍 대표가 달서병 당협위원장을 원한다고 확인했다. 명분은 TK 사수다. 한 측근의원은 "민주당이 TK를 노리고 들어오니까 TK를 지키기 위해 대표가 상징적으로 대구지역 당협위원장을 맡겠다는 것"이라며 "총선 출마는 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달서병 당협위원장행의 명분으로 3가지를 꼽았다. △한국당·바른정당·새누리당으로 나뉘어 보수분열의 상징이 된 대구에서 통합의지를 피력 △보수 본거지인 TK를 지방선거에서 지키겠다는 선언 △대표라고해서 뒷전에 머물지 않고 전면에서 뛰겠다는 다짐이라는 설명이다.

또다른 측근은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TK 구심점이 사라진 상황에서 새로운 구심점으로 이곳을 지켜내겠다는 의지"라며 "일각의 의심처럼 이 지역에서 (총선) 출마는 절대 안한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당협위원장을 맡지만 출마는 안하고 (총선 때가 되면) 좋은 후배에게 물려줄 것"이라며 "내년 재보선에 출마한다는 얘기도 있던데 터무니없는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홍 대표는 흔들리는 TK를 지키기 위해 달서병 당협위원장을 맡겠다는 것이며, 총선 또는 재보선 출마 뜻은 없다는 얘기다.

냉랭한 시각도 있다. 홍 대표는 경남 출생으로 서울에서 4선의원을 지냈고 재선 경남도지사를 거쳤다. 대구와는 중·고등학교를 다닌 인연이 전부다. 서울과 경남에서 수십년간 정치적 수혜를 입고 갑자기 대구로 적을 옮기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셀프추천도 비판받는 대목이다. TK는 한국당에서는 누구나 가고싶어하는 지역구다. 경쟁이 치열하다. 당 대표가 자신을 TK 당협위원장에 임명하는 건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대선 끝난지 2개월만에 벌써 차기대선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도 부담이다. 홍 대표는 7.3 전당대회에 나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의 뒤를 잇는 그런 TK의 희망이 한번 돼보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보수 본거지인 TK에서 대표성을 인정받아 차기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측근은 "지방선거에서 TK를 지키려고 (대구에) 가는 것이지만 TK의 대표로 인정받는다면 다음 대선에서도 좋게 작용하지 않겠냐"고 속내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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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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