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게이트' 수사 놓고 '강 대 강' … 여 '신속', 야 '공정'

2021-09-28 11:59:48 게재

결과 나와도 승복 어려울듯

이낙연 "합동수사본부 설치"

문 대통령 수사 입장 주목

"대선 앞 '대장동 게이트', 수사신뢰성 도마위" 에서 이어짐

다스와 다스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BBK가 이 전 대통령의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13여년 만에 대법원은 다스의 주인을 이 전 대통령으로 규정하고는 이 전 대통령에게 실형(징역 17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특검 모두 한쪽으로 편향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신속', 국민의힘은 '공정'을 내세워 검찰과 특검수사를 각각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낙연캠프에서는 '합동수사본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낙연캠프의 경우 경선이 10여일 밖에 남지 않아 실체가 빨리 드러나길 바라는 기대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언하는 윤호중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당은 신속 수사로 의혹 제압 = 민주당은 '신속성'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박주민 이재명캠프 총괄본부장은 전날 라디오에 나와 "(특검은)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게 돼 있다. 야당 쪽 의사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지금 오히려 드러나고 있는 국민의힘 쪽 관계자의 범죄 의혹에 대한 은폐가 될 수가 있다"며 특검불가론을 내세웠다.

오래 끌수록 경선뿐만 아니라 본선에서 불리하다고 본 것이다. 경선 과정에서는 '수사결과를 보자'고 하면 되고 본선에서는 '수사결과를 보라'고 하면 되기 때문이다.

여당과 이재명캠프는 '설계의 맹점을 악용당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법적 문제는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담장을 다소 낮게 쌓은 잘못은 있지만 죄는 아니라는 얘기다. 범죄는 낮은 담을 이용해 넘어와 이익을 챙겨간 도둑에 있다는 지적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이 신속하고 치우침 없이 철저하게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 합당한 일"이라며 "서울중앙지검이 합당한 규모로 사건의 진상을 공정하게 파헤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스텝 꼬인 여당에 야당 맹공 = 야당은 특검을 제안했다. 성일종 의원은 "디도스 특검에서부터 BBK 특검 대선 와중에 다 받았다"면서 "민주당이 주장했던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고는 "(친정부성향의) 김오수 검찰총장에 의해서 (검찰이)이 정권에 장악이 다 됐다. 공수처(도) 야당이 그리 반대하던 것을 지금 여당이 만든 거 아니냐. 그러니 객관성 있게 특검 하자고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동규 본부장 숨어서 왜 안 나오냐"며 "(대규모 수익이) 어디로 갔는지 다 추적을 해서 주인들 찾아봐야 할 거 아니냐"고 했다. "특검을 하자"는 논리다.

여당이 다소 궁색해진 것은 사실이다. 이재명 지사는 '모든 수사와 조사에 100% 동의한다'고 수차례 확인했지만 '특검 수사는 안 된다'고 발을 뺐다. 대장동게이트를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하면서 국민의힘이 '특검'을 받겠다는 하자 거부했다. 특검이 여당에 불리하다고 보거나 검찰 조사가 유리하다고 본다는 얘기로 번질 수 있다. 미국에서 들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화천대유에 이어서 푸른위례프로젝트, 이거 다 성남에서 있던 일들"이라며 "국민은 진상 규명을 원하는데 국정조사, 특검 모두 민주당이 못 받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입장표명 나올까 = 여야가 각각 검찰수사와 특검을 놓고 대치하고 있다. 결과가 나오더라도 승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론 분열이 더욱 속도를 낼 수도 있다.

수사의 속도와 공정을 모두 잡기 위한 대안으로 이낙연 전 대표가 '합동수사본부'라는 '제3의 대안'을 내놓았다. 그는 "대장동 개발 비리의 본질은 부정부패"라며 "박근혜정부 민정수석이었던 곽상도 의원 등 정치인, 재벌, 토착 토건세력, 전직 대법관, 검찰총장, 특검까지 연결된 기득권 세력의 특권 동맹"이라고 했다. 이어 "그것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종합적이고 강력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수사기관 사이의 칸막이를 없애고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수사본부를 중심으로 공수처, 검찰, 국세청, 금감원, 국토부 등이 참여하는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성역 없이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규모 비리의혹 수사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아직까지 청와대는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 공식·비공식 입장을 표명한 바 없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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