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후보 한 달 먼저 선출한 장점 어디로 갔나

2021-11-15 11:28:50 게재

대장동 의혹에서 헤매는 '여당 차별화' 전략

선대위 '원팀·매머드' 치중 … 현안대응 논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후보가 정권심판론의 두터운 벽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 조기에 후보를 확정해 정책과 예산을 묶는 '여당 차별화' 구상은 당초 취지를 펴지 못하고 있다. 선거 4개월을 앞두고 완성한 매머드 선대위는 '원팀'의 긍정평가 이면에 더딘 현장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속도와 선명성을 내세웠던 이재명 후보의 장점이 퇴색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정부에 대한 심판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재명정부도 또다른 정권교체'라던 주장을 어떻게 이어갈지 주목된다.
구호외치는 이재명 후보와 선대위원장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공동선거대책위원장들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앞서 대선승리를 다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돌고돌아 민주당 원로 = 민주당은 지난 12일 원혜영 전 의원을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하는 등 4차 선대위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1차에는 경선후보 등을 포함한 선대위원장·본부장급 인선을, 2~3차에는 현역의원을 포괄하는 구성안을, 4차에는 인재영입위와 국방·안보·통일분야 전문가 영입 등을 담았다.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임명된 원 전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대표 등을 지냈으며 20대 총선 당시에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5선의 민주당 원로인사다.

민주당은 기존 당조직 중심의 원팀 선대위를 구성한 후 인재영입위를 통해 외연을 넓혀가는 식으로 대선조직을 준비해 왔다. 원 위원장을 중심으로 국민 통합과 차기 정부의 전문성을 채울 수 있는 인물을 발굴해 선대위에 합류시킨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당 조직 정비가 마무리된 만큼 중도, 여성, 청년 등을 대표하는 인물을 찾아 함께하게 될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와 함께 차기정부 내각을 위한 인재풀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팀'에 치중, 이재명 장점은? = 민주당은 선대위 출범과 함께 '소속국회의원 169명 전원 참여'를 강조했다. 당의 단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취지지만 결선투표를 놓고 불거진 경선후유증에 대한 반대급부 측면이 강하다. 대선일까지 경선후보자를 포괄하지 못했던 2012년 선대위의 반면교사이기도 하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대선 4개월을 앞두고 당과 후보캠프를 포괄하는 선대위가 출범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면서 "진용구축이 마무리 된 이상 과도기를 지나면 원팀의 위력이 발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일색의 선대위 구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비수도권 한 재선의원은 "민주당정부를 심판하겠다는 여론이 높은데 민주당 일색의 선대위를 꾸려서 지지해 달라고 하는 것이 옳은 대응인가"라며 "오히려 현역의원들이 지역으로 내려가 민심을 듣고 조직을 재정비하는 일이 더 급한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매머드급 민주당 선대위와 이재명 후보 특유의 선명성과 속도감이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최근까지는 선대위의 현장대응력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로봇 학대' 김혜경 여사 부상 관련 루머, '부산 재미없다' 발언 등에 대한 대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가 현장일정 후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생략한 채 현장을 떠나면서 수행기자단과 마찰이 일었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제시도 지연됐다.

표면상으론 선대위가 출범했지만 구체적 일정에 대응하는 역량은 아직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선대위에 합류한 한 중진의원은 "선대위 책임자와 실무선이 상설체제로 가동되어야 해결되는 문제"라며 "원팀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으니 상임위원장-본부장 중심으로 24시간 상근체제로 돌입하면서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후보 조기선출, '여당 효과'가 안보인다 = 선대위의 화학적 결합과 함께 선대위 출범 후 이 후보가 제기한 정기국회 대응전략에 대한 여권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후보는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과 부동산 불로소득 방지 제도화 등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 줄 것을 요구했다. 여권이 조기 경선으로 후보를 확정한 후 정부의 예산과 제도화로 정책을 지원하는 이른바 '여권 후보 전략'의 일환이다. 그러나 이 후보와 민주당이 '전국민 방역지원금'을 당론으로 정해 예산반영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재정 여력이 부족하고 세수 유예도 관련법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 대장동 개발의혹과 관련해서도 '조건부 특검 수용' 입장을 내놨지만 논란의 일단락과는 거리가 멀다. 여론의 물꼬를 돌리기엔 타이밍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권심판론을 돌파하기 위해 '이재명정부 정권교체론'을 꺼냈지만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주요 소재가 벽에 부딪히는 형국이다. 대선경선과 선대위 구성을 서둘렀지만 그 효과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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