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양당 영입 '이벤트', '감동'은 없고 '위험'만 키운다

2021-12-23 11:23:52 게재

정체성 지키며 지지층 확장해야

'표심 얻기' 보다 '비호감' 늘어

"당에서 훈련된 인사 선순환 돼야"

선거 때만 되면 유행처럼 번져왔던 '인재 영입'이 '독배'로 변해가고 있다. 흥행과 감동은 사라지고 정체성 혼란, 도덕성 논란 등 다양한 위험만 쌓여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거대양당 모두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인사로 야심차게 끌어 들였던 인사가 '사후 검증'에 막혀 중도 사퇴했다. 상대 정당의 핵심에 있었거나 강력하게 지지했던 인사를 영입해 보란 듯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체성을 지키면서 지지층을 확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무원칙적이고 마구잡이식 영입이 오히려 유권자의 비호감도를 높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오랫동안 당에 들어와서 훈련되고 검증된 인사들을 배출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면서 "선거 때만 되면 당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사람들을 선거용으로 데려오면 당의 정체성도 문제가 되고 향후에도 당 문화라든가 그런 것과 단절되거나 지도부 등에 맹종하는 사람들만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채웠다는 보여주기식인데 유권자들은 이제 '새로운 것'을 가지고 평가하는 게 아니라 실력이나 능력으로 평가한다"며 "정치나 선거가 신상품 경쟁하는 데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거대양당의 영입인물을 보면 당의 정체성을 의심케 한다. '당선'을 목표로 누구든 데려온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민주당은 TK 표심을 사기 위해 보수원로인 박창달 전 한나라당 의원을 영입했다. 오랫동안 대구를 어렵게 지켜온 홍의락 전 의원은 당직을 반납했다.

박 전 의원은 1980년 민주정의당 창당과 1991년 민주자유당 합당 등의 시기에 대구경북 사무처를 총괄하고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17대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특보단장과 취임준비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고 한국자유총연맹 회장을 맡기도 했다. 지난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에는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대구경북총괄본부장으로 뛰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는 박 전 의원의 손을 잡고 대구경북 미래발전위원장 겸 대구경북총괄선대본부장 자리를 맡겼다. 과거의 적이 현재의 아군이 된 셈이다. 21일 공식 입당한 박 전 의원은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 이재명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며 "남은 정치 생활을 대구·경북을 위해 바칠 생각으로 민주당에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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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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