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시장, 올해 30% 성장할 듯
반도체 공급난 지속, 생산차질은 완화
올해 국내 완성차 '신차 6종+α' 출시
2022년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생산·소비 부분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상승세는 전기차 시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은 올해도 지속되겠지만 생산차질 강도는 전년보다 완화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즈(Marklines)는 2022년 글로벌 자동차 신차판매가 8586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 전망치(8089만대)보다 6.1% 증가했지만 코로나19 이전 글로벌 연간 판매량 9000만대에는 못미친다.
마크라인즈는 긍정적 요인으로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완화 △반도체 공급차질 이슈 점진적 해소 △대기 수요 △글로벌 이동 회복시 렌터카, 카쉐어링 업체의 신차구입 재개 등을 꼽았다.
다만 △반도체 공급 부족현상 지속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 가능성 △신차가격 고공 행진에 따른 소비자 심리 약화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제기된다.
◆"미국이 자동차시장 성장 주도" =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반도체 수급문제는 올 하반기까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겠지만 2021년보다 영향력이 완화돼 글로벌 자동차 생산·판매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기 신차의 대기기간이 1년에 달하고, 차령이 10년 이상된 노후차가 많아 수요도 많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팀장은 "글로벌 전기차(BEV) 시장 규모는 2021년 89% 성장한 608만대로 예상되고, 2022년에도 30% 성장하는 등 향후 4년간 연평균 30%의 고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다양한 전기차 신차 출시도 예정돼 있어 전기차 시장은 다자 경쟁구도로 빠르게 전환될 것"이라며 "IT 및 소프트웨어 부문의 기술개발이 가속되면서 자율주행·모빌리티 플랫폼으로의 전환 경쟁도 가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시장의 주인공이 중국 유럽이었다면 올해는 미국이 시장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픽업트럭 시장을 노리고 신형 전기차가 대거 출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픽업트럭은 미국을 대표하는 차종으로, 탑재되는 배터리 용량만 전기차(EV) 세단의 3배 이상이다.
글로벌 자동차산업 조사기관인 LMC 오토모티브는 2022년 미국 신차 생산이 전년보다 14.3% 증가한 15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110만대 수준의 미국시장 재고는 2022년말까지 230만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전기차시장 확대 요인으로 △미국 바이든정부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정책(전기차 인센티브 증가, 인프라 투자 확대) △유럽연합(EU) 환경규제 강화 △중국 신에너지차량(NEV) 의무생산 규제 강화 △글로벌 물류망의 탈탄소화 본격화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 차질과 원자재 가격 급등 현상 지속 △중국의 대당 전기차 보조금 점진적 축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남아있다.
◆내수시장 주춤, 수출은 급증 전망 =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우 내수시장은 2021년과 유사하고, 수출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내수는 전년대비 0.3% 증가한 174만대, 수출은 6.3% 증가한 218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수시장은 국내경기와 소비여력 회복세에도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 정부지원책 약화, 신차출시 부진 등으로 주춤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국내 완성차업체가 내놓을 신차는 현대차 그랜저·아이오닉6, 기아 니로EV, 한국GM 볼트EV, 쌍용차 코란도 e모션 등 6종이다. 이 외에 현대차 팰리세이드 부분변경, 기아 EV6 GT 등 업그레이드 모델도 나올 예정으로 알려졌다.
내수시장은 유류세 인하, 친환경차 보조금 대상 규모 확대, 노후차 증가에 따른 잠재 교체수요 등이 증가요인이다. 차령 10년 이상된 노후차는 2020년말 771만대에서 2021년 10월말 기준 806만대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은 미국·EU 및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수요 회복세와 전년 기저효과가 예상된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다음달 발효되면 대아세안시장 수출확대도 기대된다.
국내시장에서 전기차는 2021년 1~11월까지 전년 대비 106.6% 늘어난 9만1169대, 수소차는 49.8% 증가한 8226대 판매됐다.
친환경차 누적 보급대수는 지난해 11월말 기준 전기차 22만6708대로, 2011년 보급 이후 10년만에 20만대를 돌파했다. 수소차 누적대수는 1만9170대로 집계됐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10월 국내기업의 친환경차 세계시장 점유율은 수소차 58%(세계 1위), 전기차 5.5%(5위)에 이른다.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누적)를 보급하고, 충전 기반시설(인프라)을 4만5000기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비전이 기업가치 좌우 = 김준성 메리츠증권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시장 대비 강력한 아웃퍼폼(Outperform,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 예상)을 기록 중"이라며 "이는 테슬라를 포함한 새로운 자동차 기업의 부상에 근거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대차도 2022년초 발표될 모빌리티 비전의 구체성과 공격성 여부에 따라 기업가치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최근 미국 자동차전문지 오토모비스뉴스와 인터뷰에서 "2026년 전기차 판매목표를 170만대로 늘리겠다"며 "전기차 개발 일정을 단축하고, 전용 플랫폼도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2020년말 41조243억원에서 2021년말 44조6567억원으로 소폭 증가(8.9%)했다.
반면 테슬라 시총은 지난해말 6689억달러에서 1월 4일 현재 1조1545억달러(1381조3507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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