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전쟁', 글로벌 '반전 응징'에 포위되다
정부간 대러 제재에 민간분야 속속 참여
셸·비자·볼보·GM에 예술·스포츠까지
애플 등 빅테크, 해커들도 '사이버 참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1주일의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주춤하고 있다.
그 사이 푸틴의 '부당한 전쟁'에 대한 규탄으로 발걸음을 뗀 미국과 서방의 대응은 세계 각국 정부 차원의 금융·경제 제재를 넘어 주요 산업분야 글로벌 민간기업들의 집단 대응으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 주요 에너지, 자동차, 해운사는 물론 글로벌 빅테크 기업까지 대 러시아 반격에 나서고 있고 문화 분야 제재까지 가해지는 상황이다.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세계에 천명한 주권 수호 결사항전 의지에 각국 정부는 물론 민간분야까지 전방위로 힘을 보태면서 현재의 국면은 '푸틴의 침공 전쟁'에 맞선 '글로벌 반전 응징'으로 전선이 뚜렷해지고 있다.
28일(미 현지시간) 시작된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는 193개 회원국 중 110여국이 러시아를 규탄했고, 서방세계 정부들은 지금까지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접근 제한, 일부 러시아 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배제 등에 착수했다.
정부간 대러 제재 움직임에 발맞춰 글로벌 금융회사부터 에너지 기업, 자동차 제조업체는 물론 할리우드 영화사까지 러시아로의 수출을 줄이고 파트너십을 중단하는 등 러시아 시장에서 속속 발을 빼고 있다.
카드·결제업계의 양대 산맥인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는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금융기관과 개인들의 결제망 차단을 발표했다. 셸과 BP, 노르웨이 에퀴노르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은 러시아 철수를 선언했고, 러시아에서 연간 1만2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는 볼보와 GM은 대러시아 수출을 중단키로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세계 1·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도 러시아 항구에서의 모든 해운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고,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연기금 등도 러시아 자산 매각에 나설 태세다.
할리우드 영화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월트디즈니와 소니 픽처스는 러시아 극장에의 신작 영화 개봉 중단을 발표했고 워너브라더스는 이번 주 예정됐던 영화 '더 배트맨'의 러시아 개봉을 취소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도 대러 제재에 가세했다.
애플은 1일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애플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이같이 결정했으며 판매 중단에 앞서 지난주 러시아 유통망으로 수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와의 '사이버 전쟁' 참전도 이어졌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는 러시아 국영 언론매체의 계정이 자사 플랫폼에서 광고나 영리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했고 트위터도 러시아 국영 미디어의 웹사이트로 연결해주는 링크를 공유하는 트윗에는 가짜 뉴스 주의 라벨을 붙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유튜브 등이 러시아의 멀웨어 공격, 벨라루스 관련 해커들의 우크라 군 장교 등의 계정 탈취 시도 등을 사전 차단한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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