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예정 사료용옥수수 선적 못해
우크라이나 항만폐쇄
밀 가격 13년만에 최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확대되면서 국내로 들여올 예정이던 우크라이나산 사료용 옥수수 6만톤을 곡물운반선에 싣지 못 한 것으로 확인됐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초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선적할 예정이던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6만톤은 항만폐쇄로 선적하지 못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남미 등 다른 곳에서 도입할 수 있도록 대체 곡물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밀·옥수수 연간 수입량(2019~2021년 평균) 1540만톤 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산 비중은 10% 수준이다. 수입 곡물 중 사료용은 입찰 당시 가격에 따라 원산지를 결정하는 방식이어서 수입선이 유동적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항만이 막혀도 다른 대체지를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권재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국제곡물 수급대책위원회' 2차 회의에서 점검한 결과 국내 업계는 러시아 우크라이나에서 주로 사료용 밀과 옥수수를 수입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사료용 밀은 7월 말, 사료용 옥수수는 6월 중순까지 소비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계약물량까지 포함하면 사료용 밀은 내년 2월 말, 사료용 옥수수는 내년 7월 말까지 물량을 확보했다.
이들 물량 외에 추가로 계약한 사료용 밀과 옥수수 163만톤도 있는데, 이 중 우크라이나산은 옥수수 19만톤이다. 이달 초 선적하지 못한 6만톤은 이 중 일부다. 19만톤은 곡물운반선(한 척에 6만~7만톤 선적) 세 척에 나눠 싣고 오는데, 2월 하순 13만톤(2개 모선)은 정상적으로 선적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산 19만톤을 제외한 나머지 144만톤은 미국이나 남미에서 도입할 예정이거나 원산지를 아직 지정하지 많은 물량이다.
우크라이나산을 남미나 미국 등의 곡물로 대체하게 되면서 생기는 운임이나 곡물가격 변동분을 어떻게 부담할 것인지 여부는 관계기관과 업계 등의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9일 열린 제1차 국제곡물 수급대책위원회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업계 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책자금 금리 인하 및 지원규모 확대 △사료 원료배합비중 조정및 대체 가능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물량 증량 △국내 반입 시 신속 통관지원 등을 검토,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다.
국제곡물 수급대책위원회는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을 위원장으로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관련 업계 및 협회, 수출입은행,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및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국제사회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국제곡물시장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NBC는 1일 밀 가격이 1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밀 선물은 부셸당 984센트로 마감했는데, 이는 2008년 4월 4일 부셸당 985.5센트 이후 최고 가격이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이 끝날 때까지 모든 항구가 폐쇄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중단이 확인됐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다음 시즌 작황도 전쟁 결과에 따라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양국 모두 봄철 곡물재배가 임박했는데 현 사태가 곡물생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특히 우크라이나의 옥수수 러시아의 봄밀 생산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옥수수의 16%, 세계 밀 수출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밀 최대 공급국인 러시아는 밀 무역의 17%를 차지하고 있지만 올해 예상 수확량 중 30%를 아직 심지 않았다.
뉴욕타임즈도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밀 생산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양국에 충격이 생기면 식품가격 상승과 사회적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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