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세계화 노선 바꾼다

'코로나 봉쇄+탈중국' 탓 중국수출 60% 급감

2022-07-05 11:49:20 게재

미국·유럽시장은 회복세 … 주력 상품도 마스크팩 넘어 '기초·색조'로 다변화

한류 한축인 'K뷰티'가 기로에 섰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탓이다. 이유는 많다.

올리브영 글로벌몰 메인 페이지. 사진 CJ올리브영 제공

우선 중국 화장품이 한국화장품 못잖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무조건 한국화장품을 사주는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다. 이 와중에 코로나 봉쇄조치로 한국화장품 생산·유통에 차질을 빚었다. 자연스럽게 고객이탈로 이어졌다. 다달이 최고치를 경신했던 화장품 수출실적은 뒷걸음질쳤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등 K뷰티 대표주자들 주가는 내리막을 탔다. 업친데 덥친격으로 윤석열 정부는 '탈중국' 정책까지 내비췄다. 나라 안팎에서 K뷰티 생존을 시험받게 만든 셈이다. K뷰티 세계화 노선이 바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6월 화장품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9.0% 감소한 6억 5700만달러로 집계됐다.

4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화장품 수출액은 5월 전년동기 대비 6.6% 증가하며 회복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한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6월까지 누적 매출도 전년대비 11.7% 감소한 40억6900만달러. 1년 새 5억4100만달러나 줄었다. 5월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세를 보인 탓이다.

중국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가 수출감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화장품 수출 가운데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길이 막히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끼였다는 얘기다.

실제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들어 5월까지 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16억1906만달러(2조926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나 급감했다. 중국 수출비중은 지난달 기준 47.2%로 전년 53.2%에서 6%p 낮아졌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대중국 매출이 줄어들면서 화장품 전반적인 수출 감소세를 보였다"며 "다만 미국 EU 등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중국 수출만 회복된다면 하반기엔 반등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미국 화장품 수출액은 올들어 5월까지 3억7347만달러로 중국에 이어 2위다.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북미시장 유통망 확대에 힘쓰게 된 이유다.

또 윤석열 정부가 최근 '탈중국' 정책을 시사한 것도 문제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탈중국 발언 이후 LG생활건강 주가는 4.49%, 아모레퍼시픽은 6.47% 급락했을 정도다. 중국시장 의존도를 낮춰야하는 이유가 또 하나 생긴 셈이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국 상해 봉쇄 영향으로 업체들의 실적 약세가 예상되고, 윤 정부 경제수석이 '중국 외 타지역 수출 관심 확대'하자는 의견이 '탈중국'으로 확대 해석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외 화장품수출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주력 화장품이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수출국다변화만큼 수출상품다변화도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CJ올리브영이 해외 소비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글로벌몰' 구매 테이터에 따르면 부동 1위 인기 품목이던 마스크팩을 넘어 선크림, 쿠션, 에센스 등을 찾는 해외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글로벌몰은 해외 150여 개국에서 한국 화장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역직구' 플랫폼이다.

CJ올리브영 측은 "마스크팩에 집중됐던 구매가 기초화장품과 색조화장품 전반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면서 "진입장벽이 낮은 마스크팩으로 한국화장품을 경험한 해외소비자가 K뷰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구매가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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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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