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마운틴도서관

지역 정체성 나타내는 도서관, 지역 중심에 … "주민들 자랑스러워해"

2023-10-05 10:56:59 게재

8월 23일 오전 방문한 북마운틴도서관(de Bibliotheek De Boekenberg)은 로테르담에서 1시간여 거리 스페이케니서(Spijkenisse) 지역 중심 광장에 위치하고 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뾰족하게 솟아오른 외관이 독특해 눈길을 끌었다. 북마운틴도서관은 책을 쌓아올린 형태를 도서관 건물로 형상화했다. 외관은 유리로 돼 있으며 내부에 들어서면 실제로 책이 쌓아올려진 모습으로 서가가 만들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북마운틴도서관 내부 모습.


◆시골 마을 '헛간' 상징하는 건축 = 독특한 형태의 도서관은 지역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보여준다. 스페이케니서는 과거 농촌 마을이었고 책을 쌓아올린 형태의 도서관은 시골 마을의 '헛간'을 상징한다.

도서관은 지역의 중심 광장에 위치해 있어 지역 주민들이 누구나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다. 또 인근에 지역의 주요 기관들이 위치해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당시 평일 오전이었음에도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 지역 주민 등 다양한 이용자들이 도서관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북마운틴도서관 외관.


데비 테이츠마(Debbie Teitsma)씨는 "도서관 설계를 하는 데 10년 이상 걸렸다. 처음엔 지붕이 없게 만들려고 했는데 실제로 해 보니 쉽지 않아 유리로 지붕을 만들었다. 높이 쌓아올려 지역 전체에서 헛간을 상징하는 이 건물을 볼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면서 "건물 내부의 모든 벽면에 서가를 설치하고 1층부터 쭉 따라 걸으면 올라가다 보면 가장 높은 층에서 지역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주민들은 건축적으로 독특함을 자랑하는 도서관이 지역에 있다는 것, 그런 도서관이 지역 중심에 위치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고 덧붙였다.

도서관 건물은 친환경을 고려해 설계했다. 내부에 물로 온도를 통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내부 온도에 따라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이 순환하면서 내부 온도를 관리한다. 또 건물이 외벽이 유리로 돼 있기 때문에 내부 기온이 너무 올라가면 자동으로 블라인드가 내려와 햇빛을 차단한다. 유리로 된 벽 곳곳에는 창문이 갖춰져 있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힌다. 빗물을 모아 화장실 물로 재활용하는 체계도 갖췄다.

◆다양한 공간과 프로그램 갖춰 = 건물 안에는 공간들도 다양하다. 어린이실의 경우, 어린이들이 책을 즐겁게 접할 수 있도록 바닥에 다양한 장난감들과 함께 책을 비치한 것이 눈에 띄었다.

어린이들이 오디오북을 통해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도 갖췄다. 엘리베이터는 전체적으로 벽돌 느낌으로 꾸며 어린이들이 마치 '해리포터'가 된 듯 벽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냈다.

이 외에도 공연을 올릴 수 있는 강당, 간단한 차와 식사가 가능한 카페를 비롯해 이용자들을 위한 개성 있게 꾸며진 크고 작은 공간들이 다양하게 갖춰져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이곳에서 책을 읽고 필요한 작업을 할 뿐 아니라 체스를 하는 등 서로 만나 대화하고 교류하는 공간으로 이용했다. 가장 높은 층에서는 결혼식을 올리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한해 동안 900여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생들을 위한 언어 프로그램, 어르신들을 위한 디지털 문해력 프로그램, 학교와 연계한 독서 교육 프로그램, 청년 기업가를 위한 모임이나 법률 자문 등도 이뤄진다. 또 지역 내 600여개의 지역예술문화센터 시민사회단체 등과 협력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예컨대 도서관과 지역예술문화센터는 언어를 배우며 노래를 배우는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 지역의 극장과 협력해 지역 예술가들의 전시, 워크숍 등에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이용 회복 중 = 장서의 경우, 2022년 기준 9만7000여종의 책을 갖췄다. 전체 예산 중 올해 자료구입비는 7.9%로 지난해 9.2%에 비해 다소 줄었다. 도서 대출 건수는 2022년 기준 21만5000여건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 중이다.

이용자 수의 경우, 2023년에는 최종적으로 20여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역시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다행히 지역의 인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지역 역시 도서관 등 인구 증가를 위해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직원들은 38명으로 모두 비정규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일부는 지역의 다른 도서관에서도 함께 근무하는 형태다. 이들은 23명의 정규직원이 해야 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직원들은 도서관 예산으로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은 물론, 연극이나 사진 등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희망할 경우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외 17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다양한 업무를 지원한다. 도서관장의 경우, 역사를 전공했으며 풍부한 도서관 근무 경험을 갖췄다.

북마운틴도서관은 평가를 위해 네덜란드공공도서관협회에 운영 자료를 제공하는 것 외에 만족도를 확인하기 위해 자체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이용자 직원 협력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다. 이와 함께 심층평가단을 대상으로 한 심층 면접을 연 2회 실시한다. 이중 한차례 특정 주제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수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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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케니서 = 글 사진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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