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이사회 5대 5로 ‘반분’
다음달 19일 한미약품 주총
경영권 확보 지분 경쟁 지속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서 이사회의 반분이 결정됐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 ‘3자 연합’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의 이사 수가 5대 5로 정해졌다. 다음달 19일 한미약품 주총서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 다툼은 이어지게 됐다.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3자 연합 측이 제안한 정관 변경의 안이 부결됐다. 정관상 이사 수를 기존 10명 이내에서 11명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변경의 안은 특별결의안으로 출석 주주 2/3(약 66.7%) 이상 찬성을 얻어야 했다.
이날 개별 안건에 대한 찬성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한미사이언스 지분 5.89%를 보유한 ‘캐스팅 보트’ 국민연금이 지난 26일 이례적으로 주총 안건에 대한 ‘중립’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를 기존 4(3자 연합)대 5(형제 측)에서 6대 5로 뒤집으려던 3자 연합 측 계획은 무산됐다. 다만 일반결의 안건인 신규 이사 선임의 건은 가결돼 신 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은 정관변경이 무산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측이 제안한 자본준비금 감액 안건은 통과됐다. 주식발행초과금에서 1000억원을 감액해 주주에게 배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임 대표는 “회사를 위한 좀 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도 성명에서 “이사회에 진입하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치열한 분쟁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을 빠르게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총서 양측이 안정적으로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해 경영권 다툼은 지속될 전망이다. 양측은 상대를 겨냥한 고소·고발을 진행하며 경영권 다툼을 소송전으로 확대했다. 다음 달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열고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 등을 다룬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지만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이어서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한편 제약업계는 한미그룹 오너가족의 경영권 다툼에 우려한다. 복수 관계자는 “그동안 한미가 국내 제약 발전에 선도 역할을 해왔는데 최근 상황은 좋은 이미지를 다 훼손하고 있다”며 “가족 간 합의해서 상속세와 경영권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