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일자리 11분기째 감소

2025-05-22 13:00:25 게재

새 일자리 통계작성 이래 최소

경기 탓 제조업·건설 더 어려워

임금 근로 일자리 중 새로 생긴 일자리가 11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제조업과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부진이 길어지면서 고용시장에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일자리 박람회 ‘2025 글로벌 탤런트 페어’에서 구직자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임금 근로 일자리 중 신규 일자리는 244만4000개였다. 2018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255만2000개였던 전년과 비교하면 1년 새 10만8000개 감소했다. 2022년 2분기 이후 11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신규 일자리는 기업체 생성이나 기업 내 사업확장 등으로 새롭게 생긴 일자리다. 신규 일자리가 줄었다는 것은 기업이 기존 인력 외에 추가로 뽑는 ‘새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내수침체와 경제성장률 둔화 등 경기 부진이 장기화 되고, 대내외 불확실성 급격히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사업 확장·신규 채용을 꺼리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산업별로 보면 건설업과 제조업에서 신규 일자리 감소가 두드러졌다. 4분기 건설업 신규 일자리는 45만3000개로 1년 전보다 5만8000개 감소했다. 2023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연속 감소세다. 취업자 기준으로도 건설업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12개월째 뒷걸음질하고 있다.

제조업 신규일자리 역시 4분기 3만8000개 감소하면서 11분기 연속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올해 1~4월 15.5%를 기록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장기불황에 빠진 건설업이 작년 내내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제조업 경기회복은 고용유발계수가 낮은 반도체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건설업 고용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내수경기와 밀접한 숙박 및 음식점업 신규 일자리도 24만4000개에서 23만1000개로 1만3000개 줄었다. 도매 및 소매업 신규 일자리도 1만6000개 감소했다. 2년 연속 이어진 저성장 상황에 12월 비상계엄과 내란사태까지 이어지면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나마 신규 일자리가 유의미하게 늘어난 산업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4만3000개)였다. 다만 공공일자리와 단기·임시직 비중이 높은 업종이라 양질의 일자리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이처럼 고용한파가 계속되는 상황이지만 이번 6.3 대선에서는 ‘일자리 공약’이 사실상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공정한 노동환경 보장, 산재보험 제도 개선, 하청노동자 교섭권 보장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고용 상황과 관련한 직접 해법은 내놓지 않았다. 신규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외받는 노동자들의 권리 회복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도 대기업 신입 공채 도입 장려 등의 공약을 내놨으나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는 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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