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충격 자동차 생산도 꺾여…생산·소비·투자 동반하락

2025-05-30 13:00:03 게재

생산 0.8%·소비 0.9%·투자 0.4%↓

소매판매·건설 등 내수부진도 지속

트럼프발 관세충격이 본격화한 것일까.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투자가 동시에 감소했다. 생산·소비·투자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석 달 만이다. 특히 글로벌 불황에도 꾸준히 성장하던 자동차 생산은 4.2%나 감소했다. 관세충격 후유증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25년 4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4월 전(全)산업 생산지수(농림어업 제외)는 113.5(2020=100)로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소비는 0.9%, 투자마저 0.4%가 줄었다.

◆반도체 등 주요업종 부진 = 산업생산 가운데 광공업 생산은 광업(-1.2%) 및 제조업(-0.9%), 전기·가스업(-2.2%)에서 모두 줄어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

제조업에서 기계장비(2.6%) 등은 생산이 늘었으나, 자동차(-4.2%), 반도체(-2.9%) 등 주요 업종 생산이 줄줄이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미국의 25% 품목별 관세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는 직전달(3월) 생산이 분기 말 효과로 증가한 기저효과가 있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철강·알루미늄 등 1차금속의 경우 3월 파업·시설 개보수 등 기저효과로 4월에는 생산이 증가했지만, 자동차의 경우 기타 친환경·특수목적용 등 완성차 중심으로 감소했다”며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현대차)의 가동이 시작됐고, 관세부과 효과가 혼재돼서 생산과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승용차 신차 효과, 면세점 화장품 할인판매 등에 힘입어 도소매(+1.3%)에서 늘었으나, 전문·과학·기술(-3.6%), 금융·보험(-1.2%) 등에서 줄어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내수부진 어디까지 =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1.4(2020=100)로 전월 대비 0.9% 감소했다.

지난달 의복 등 준내구재(-2.0%),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4%), 의약품 등 비내구재(-0.3%)에서 판매가 모두 줄어든 영향이다.

4월 설비투자(계절조정)는 118.6(2020=100)으로 전월 대비 0.4% 감소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9.9%)에서 투자가 늘었으나, 반도체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4.5%)에서 투자가 줄었다.

건설기성(건설생산·불변)은 토목(6.6%)에서 늘었으나, 건축(-3.1%)에서 공사 실적이 줄어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반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는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통계청은 “지난달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되고, 관세 관련 영향과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건설업 등도 부진하면서 전반적으로 주요 지표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9로 전월 대비 0.2포인트(p) 상승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00.9로 0.3p 올랐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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