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이재명정부의 화양연화
이재명 대통령의 어법과 업무방식이 파격적이다. 첫 타운홀 미팅에서 처음 본 시민에게 “오빠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이야기 하라”고 말한다. 시위자를 행사장 안으로 들여 마이크를 건넨다. 격식보다 소통,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하는 태도다.
현안에 직접 뛰어드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갈등 의제에 직접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회의석상에서 자기 입장을 적극 개진하며 상대를 설득하려고 시도하는 공직자를 높게 평가한다. 최근 유임된 송미령 농림부장관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국회의원, 제1당 대표 등을 지낸 그의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못 지킬 약속은 애초에 하지 않는다”고 했고, 스스로 공약 이행률이 95%에 달한다고 자부한다.
최근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에서 이 대통령은 관련 지자체와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TF구성을 지시했다. 막연한 지원 약속보다 당사자들이 직접 확인하고 실감할 수 있는 협의 구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일괄타결보다는 가능한 것부터 실질적 해결책을 찾겠다는 행보다.
지방정부간 조정사안에 정부가 당사자로 스스로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정부의 지원방식도 변화 조짐이 뚜렷하다. 지방정부가 단순히 손을 내미는 것을 넘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요구한다. 중앙정부 지원이 균형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실현가능한 치밀한 로드맵을 준비해야 한다는 거다.
얼마간 이 대통령의 실무능력이 돋보일 것이다. 지지율이 올라가고 정책추진 동력도 강하다. 대통령이 원하는 바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흔치 않은 시기다. 정부 부처도 이 대통령의 리듬에 보조를 맞추고자 분주하다. 지금이 이재명정부의 ‘화양연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기 마련이다. 5년 단임의 대통령제에서 실무형 리더십은 민생과 경제 등 성과가 뒷받침되어야 기반이 유지된다. 민생이 기대만큼 따라주지 못한다면 실무력을 칭찬하던 여론이 언제든 ‘대통령의 만기친람’의 욕심이라고 돌아설 수 있다.
시장에선 부동산 문제를 그 시험대로 꼽는다. ‘민주당 집권=집값 불안’ 프레임이 고개를 드는 것은 그간 민주당정부를 경험한 시장의 반응이다. 서울은 가격 급등, 지방은 침체로 고통받는 것이 하루아침 일은 아니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화의 책임은 이재명정부로 귀결된다. 대출 강화라는 금융정책을 펴면서 아직 정부차원의 대책에서는 선을 긋고 있다. 정권의 실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캐나다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언제나 공직을 맡으면, 시작할 때보다 마칠 때 지지율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한민국의 성공을 응원한다.
이명환 정치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