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연장해 손실 발생시점 늦춰

2025-07-03 13:00:23 게재

지난해 해외 부동산 투자

10.6조 만기, 대부분 연장

해외 상업용 부동산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만기연장을 통해 해외 부동산 투자손실 발생 시점을 늦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12월말 기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작년말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56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000억원 증가했고, 전년(57조6000억원) 대비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만기도래 규모는 10조6000억원으로 전체 잔액의 18.3%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잔액 감소 규모는 1조6000억원에 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시장이 좋지 않다보니 만기연장을 한 경우가 많다”며 “투자 부동산의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펀드 만기를 연장한 후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중에서는 은행의 투자 잔액이 유일하게 증가했다. 지난해 잔액은 12조5000억원으로 전년(11조6000억원) 대비 9000억원 늘었다.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선순위로 들어가면서 투자 잔액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말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 34조1000억원 중 2조5900억원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EOD는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 또는 원금 미지급, 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담보인정비율(LTV) 조건 미달 등이 원인이다.

금감원은 “해외 부동산 투자의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공실률 등이 높은 오피스 중심으로 손실 확대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밝혔다. .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이경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