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정부 부동산 시험대 ⑤ 돈의 흐름을 바꾼다

2025-07-07 13:00:19 게재

주식으로 투자중심 이동, 열매는 국민과 나눈다

부동산 죄고 주식·펀드로 재산증식 유도

정부·국민, 전략산업 투자 후 수익 분배

이재명정부가 풍부한 유동성의 물길을 부동산에서 투자시장으로 옮기는 대대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부동산이 아닌 주식과 전략기업 투자로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는 의지다.

금융자산을 늘리는 방식이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확신만 생긴다면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부동산보다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얘기다. 정부와 국민들의 자금이 주식과 펀드투자로 기업에 들어가고 전략기업의 기술력 확보로 성장하게 되면 그 열매를 나누는 선순환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국정기획위원회 조승래 대변인이 6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에서 모두의 광장 AI 기능 탑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국정기획위 경제분과의 모 인사는 “전문가들이 20~30년 전부터 해왔던 이야기를 실현할 시점이 왔다”며 “부동산 시장에 있는 돈과 부동산 중심 투자를 자본시장과 기업투자로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에 대한 투자매력을 줄이고 주식(지분투자) 시장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면 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면서 기업들의 스케일업, 밸류업이 이뤄지는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부동산 시장을 조이고 주식시장의 매력도를 높여 주식투자로 자산을 증식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게 핵심이다.

이재명정부는 서울 아파트 중심의 ‘부동산 불패’ 신화는 기본적으로 꺾일 것이고 꺾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앞의 인사는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서울로 인구가 집중되는 시대엔 부동산 가치가 올라가고 자기 돈 안 들이고도 집을 얻을 수 있었지만 최근 몇 년간 서울 인구가 130만명이나 줄었고 이에 따라 새로 아파트를 지으면(재개발하면) 자기 부담금이 필연적으로 생기고 이걸 감당하거나 해소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자본시장에 대해 좀 더 숨통을 틔워주면 된다”며 “자산 시장에 모인 돈(유동성)이 투자로 가고, 전략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면서 기업들에게는 투자세액공제 등 조세상 혜택을 주면 전략 기업들이 성장하는 데 도움되는 자금이 확보되는 등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게 된다”고 했다.

정부 출연, 국책은행, 공적연금 등을 재원으로 모펀드를 구성하고 이 펀드자금은 기술자산, 기술 인프라, 벤처기업 및 딥테크 투자, 스케일업을 위한 투자 등에 사용된다. AI, 반도체, 바이오 등 성장동력이 될 산업에 집중 지원해 결국 데카콘, 헥토콘 등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들이 참여하는 자펀드는 모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형식으로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자펀드에 투자한 국민들은 투자 성공할 때 지분매각과 함께 배당 수익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기업지배구조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고 소액주주 이익 보호를 강화하는 게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민주당이 ‘상법 개정’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먼저 이사들의 이해충실의무를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고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출할 때도 주주의 합산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3% 룰’을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집중투표제 의무 도입과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을 담아 재개정에 나설 예정이다. 자사주 소각 의무조항도 준비해놓고 있다. 그러면서 주가조작 등 불공정행위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등 시장 건전화와 투자자 피해를 보상하는 한국형 페어펀드(공정배상기금) 도입 등 투자자 보호도 강도 높게 추진된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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