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2.50% 동결

2025-07-10 13:00:48 게재

가계대출 급증 등 반영

향후 추가 인하 열어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금융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장기간 내수가 부진하고 경기가 침체된 상태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하반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열어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은은 10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연 2.50% 수준에서 동결했다. 지난 5월 0.25%p 인하로 지난해 10월 이후 네차례에 걸쳐 1.00%p 인하한 데 따른 속도조절의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다. 내수가 침체돼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은 있지만 지나치게 빠른 속도는 금융불안정성 확대 등 부작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물가안정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기대심리 때문”이라며 “금리가 인하 추세에 있고 몇년 동안 주택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여러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은 높다는 관측이다. 우선 물가가 안정돼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로 물가안정목표(2.0%)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돼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7월에는 국제유가·환율 안정세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물가 오름폭이 축소될 것”이라며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 근방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이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로 역성장했다. 지난해 2분기(-0.2%) 이후 사실상 경제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1분기 민간소비(-0.1%)와 설비투자(-0.4%), 건설투자(-3.1%) 등 내수 전부문이 심각한 침체를 보였다.

따라서 한은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통해 정부의 추경을 통한 재정확대에 발맞춰 내수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총재도 지난 1일(현지시간)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주최 통화정책포럼에서 “현재의 성장률을 고려할 때 당분간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은은 다음달 28일 금통위에서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한다. 올해 남은 회의는 10월과 11월 포함 세차례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10월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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