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서 ‘MZ조폭’ 이어 80년대생 ‘진성파’

2025-07-18 13:00:44 게재

운동선수 출신, 고교 ‘짱’ 모아 폭력·성매매

영치·합의금 갹출, 흉기무장 ‘기동타격대’도

서울 한복판에서 격투기 선수 출신, 고교 일진 등을 끌어모아 합숙소를 차려놓고 집단폭력·도박·성매매 등을 저지르던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1980년대생이 주력인 이들은 2년 전 검거된 이른바 ‘MZ(2030세대)’ 조폭을 비호하던 조직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특수폭행, 갈취, 강도 등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폭처법)에 규정된 범죄를 저질러온 조직폭력단체 ‘진성파’ 조직원 39명을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과 연관된 다른 조직 구성원 등 6명을 포함해 검거 인원은 총 4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행동대장 A씨 등 진성파 조직원 9명은 구속됐다. 조직원 24명과 다른 조직원 4명, 기타 추종세력 2명 등은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애초 경찰은 진성파 조직원만 41명을 적발했으나, 2명은 ‘해외 영업’ 등으로 인해 출국 중이어서 수배했다.

경찰은 2023년 10월 갤러리 대표 상대 특수강도 사건 수사 당시 2030 세대가 주축인 ‘불사조파’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한 조직원의 도피를 돕던 진성파의 합숙소를 발견하고 추적했다.

1983년 같은 중고등학교 출신이 모여 처음 조직된 진성파는 최근에는 1980년대생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8년 10월부터 작년 12월까지 복싱·유도 등 투기 종목 선수 출신과 다른 폭력조직 조직원, 지역 고등학교 싸움꾼인 이른바 ‘짱’ 출신 등 20명을 조직에 가입시켰다.

이들은 서울 서남권 일대 합숙소에 머물며 폭력단체 활동을 이어갔다.

2023년 8월에는 조직원들을 특수강도 등 집단폭력 현장에 동원했으며, 간부 1명과 조직원 3~5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조직’ 운영을 통해 도박사이트, 마진거래소, 성매매 알선, 불법 유심 유통 등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를 회피하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자동 삭제 기능을 활용하기도 했다.

다른 폭력조직과 분쟁을 대비해 흉기·쇠파이프·야구방망이 등으로 무장한 ‘비상 타격대’를 두기도 했다.

이들은 조직원이 검거되면 영치금과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직원으로부터 매달 20만~100만원을 지원받아 총 1억1000만원 상당의 자금을 모았다. 수사 대상에 오른 조직원에게 은신처를 마련해주거나 도피자금을 제공해 감시망을 피하기도 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이재걸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