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소비심리 개선…소비쿠폰 기폭제되나

2025-07-23 13:00:26 게재

내구재·외식비 등 중심 4년 만에 최고

이번주 쿠폰 발급으로 증가 이어질 듯

가계 소비심리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가운데 정부의 소비쿠폰 발급이 개시됐다. 장기간 이어지는 민간소비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둘째날인 22일 서울 시내 올리브영 가맹점에 민생회복 지원금 사용처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5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로 6월(108.7)보다 2.1포인트 개선됐다. 이 지수는 비상계엄이 선포됐던 지난해 12월(88.2) 급락했다 올해 4월(93.8) 이후 넉달째 개선되는 흐름이다. 지수 자체는 2021년 6월(111.1)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 6개 지수를 종합한 지표이다. 이 지수가 장기평균(2003~2024년) 기준값 100을 넘어서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대미 관세협상이 불확실하지만 소비 개선과 수출 호조로 지수가 소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심리지수의 세부 지표도 긍정적이다. 향후 소비지출전망(111)도 4월(105) 이후 넉달째 좋아졌다. 내구재와 의류비, 외식비 등 세부적인 지출전망에 대해서도 지갑을 열겠다는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심리 개선 추세가 실제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표도 일부 나타난다. 통계청이 민간 신용카드사의 협조를 받아 주간단위로 발표하는 신용카드 이용금액도 7월 첫주 기준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이 지표는 지난해 대비 8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소비지출이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1분기 국민소득을 발표하면서 민간소비(-0.1%)가 후퇴했지만 2분기 이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창구 국민소득부장은 “내구재와 비내구재 소비 등이 1분기보다 나아졌다”면서 “신용카드 사용액도 5월 하순 이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부터 본격적으로 발급하기 시작한 소비쿠폰도 소비증가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15만~45만원씩 지급하는 이번 조치는 사용 시기와 사용처 및 품목 등이 제한돼 있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등을 중심으로 소비진작에 상당한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한은은 24일 2분기 국민소득 속보치를 발표하면서 민간소비 추이를 발표한다. 당장 소비쿠폰 발급이 2분기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3분기 이후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대출규제 효과도 소비자동향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9로 6월(120)보다 11포인트나 하락했다. 장기평균(107)보다 여전히 높지만 지난 2022년 7월(-16)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폭으로 떨어졌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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