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기업들이여, 케데헌 열풍에 올라타자

2025-08-14 13:00:01 게재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 케데헌)’ 열풍이 거세다. 넷플릭스가 만든 케데헌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한국적 서사, 서울 도시미학, 음식·패션·기념품 등 K-라이프 신선함을 버무려 한국의 미를 세련되고 친숙하게 전달하고 있다.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한국 따라하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케데헌은 하나의 애니메이션 작품을 넘어 K-브랜드가 세계주류문화 한 부문으로 자리잡게 하는 ‘문화현상’이 됐다. 말하자면 한류의 새로운 버전이다.

주제가 ‘골든(Golden)’은 신드롬을 일으키며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1위에 올랐다. 앞서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 톱100에서도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 양대 차트 정상을 석권한 것은 BTS도 해보지 못한 기록이다.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은 개관 20년 만에 최대 관람객이 찾고 있다. 한국 전통 기념품을 파는 상품관은 개관 전부터 이른바 ‘오픈런’을 하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영화에 등장한 ‘까치호랑이’ 배지와 ‘갓끈’ 볼펜은 입고 즉시 품절됐다.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광복 에디션’ 또한 공개 10분 만에 1차분이 매진됐고, 이후 진행된 2차 판매도 즉시 품절됐다.

남산 서울타워 명동 북촌한옥마을 한양도성 등은 영화 속 배경지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필수코스가 됐다. 김밥과 삼계탕도 이제 세계적인 음식이 됐다. 그동안 외국인들은 김밥을 ‘롤스시’라고 불렀지만 이제는 ‘김밥’이라고 정확히 발음한다.

구글 글로벌 이용자 데이터에서도 ‘한국 음식’ ‘한국 라면’ ‘설렁탕‘’등 케데헌에 등장하는 주요 한국 제품 주간 검색량(3~9일)이 2004년 집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검색량은 케데헌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7월 말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특정 단어·구절의 검색량 변화를 0~100 범위 안에서 상댓값으로 표시해 소비자의 관심 변화를 보여주는 구글 검색에서 화장품 검색량은 최근 3주 동안 21, 43, 100으로 매주 두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 음식은 35, 53, 100으로 늘었고 라면도 비슷한 증가 흐름을 보였다. 정말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게 된 셈이다.

국내 기업들도 케데헌에 힘입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식품업체는 물론 아모레퍼시픽 같은 화장품업체까지 케데헌 바람을 타고 있다. 국내 기업이 별도 마케팅 비용 없이 글로벌 무대에서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케데헌‘ 성공은 단순한 콘텐츠 인기를 넘어 한국문화와 기업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케데헌을 잘 활용해 현재 어려움을 이겨낼 재료로 삼길 기대해본다.

정석용 산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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