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미수출 실제는 안줄었다
상반기 10.7% 감소 … “완제품 아니어도 부품은 중국산”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압력이 커지면서 올 상반기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중국이 전자제품 등 주요상품 가치사슬을 변경한 것일 뿐 실제론 줄지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중국 세관총국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의 대미국 수출은 2160억달러(약 298조2000만원)로 전년동기대비 10.7% 감소했다. 한국으로의 수출도 710억달러로 2.5% 줄었다.
반면 아세안으로의 수출은 3230억달러, 아프리카로의 수출은 1030억달러로 각각 13.0%, 21.4% 증가했다. 대유럽연합(EU) 수출(2680억달러, 6.9%)과 대중남미 수출(1410억달러, 7.3%)도 각각 늘었다.
이와 관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산하 연구소인 경제복잡성관측소(OEC)는 “중국의 대미 수출이 언뜻 보기엔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중국이 일부 상품의 가치사슬을 재배치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완제품을 중국에서 들여오지 않더라도 그 제품의 부품은 여전히 중국산”이라며 “중국은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 새로운 제조허브를 육성해 왔으며, 이들 국가에서 미국으로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으로의 완제품 수출을 줄이는 반면 완제품 제조에 필요한 부품을 제조허브에 공급해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국가로 전략을 바꾸었다는 것이다. 실례로 상반기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컴퓨터 스마트폰 이차전지 수출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미국 입장에서 이들 제품의 전체 수입은 오히려 늘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