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빛만으로 20배 더 민감한 세계 최고 광센서 개발
전기및전자공학부 이가영 교수 연구팀
세계 최고 성능의 무전력 광센서 개발
국내 연구진이 광원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전력 없이 작동하는 세계 최고 성능의 무전력 광센서를 개발했다. 향후 웨어러블 기기, 생체 신호 모니터링, IoT 기기,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 등에 광원만 있으면 배터리 필요없이 정밀한 센싱이 가능한 시대를 앞당길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전기및전자공학부 이가영 교수 연구팀이 외부 전원 공급 없이 작동하는 무전력 광센서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센서는 기존 제품보다 민감도가 최대 20배 향상돼, 현재까지 공개된 동급 기술 가운데 최상위 수준의 성능을 보였다
이 교수 연구팀은 전기 에너지를 공급하지 않아도 빛이 있는 환경이라면 스스로 전기 신호를 만들어 낼 수 있는 ‘PN 접합 구조’ 광센서를 ‘도핑’없이 반도체를 전기 신호에 매우 민감하게 하는 ‘반데르발스 하부 전극’을 도입해 만들어 냈다.
‘PN 접합’은 반도체에서 P형(정공이 많은)과 N형(전자가 많은) 재료를 접합한 구조로 이 구조는 빛을 받았을 때 전류를 한 방향으로 흐르게 만들기 때문에, 광센서나 태양전지의 핵심 요소로 알려져 있다.
PN 접합을 제대로 만들려면 보통 ‘도핑’이라는 공정이 필요한데 이것은 반도체에 일부러 불순물을 넣어서 전기적 특성을 바꾸는 작업이다. 하지만 MoS₂(이황화 몰리브덴) 같은 2차원 반도체는 원자 몇 겹 두께밖에 안 되기 때문에, 기존 반도체처럼 도핑을 하면 오히려 구조가 망가지거나 성능이 떨어질 수 있어 이상적인 PN 접합을 만들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소자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반데르발스 전극’과 ‘부분 게이트(Partial Gate)’라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을 도입한 새로운 소자 구조를 고안했다.
‘부분 게이트(Partial Gate)’구조는 2차원 반도체의 일부 영역에만 전기 신호를 걸어서, 한쪽은 P형처럼, 다른 쪽은 N형처럼 작동하게 제어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도핑 없이도 전기적으로 PN 접합처럼 작동하게 만들 수 있다.
기존 금속 전극은 반도체와 강하게 화학적으로 결합해 반도체 고유의 격자 구조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반데르발스 힘으로 ‘반데르발스 하부 전극’에 부드럽게 붙게 해 2차원 반도체의 본래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전기 신호를 잘 전달해 주었다.
이는 소자의 구조적 안정성과 전기적 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혁신적 접근으로 얇은 2차원 반도체에서도 구조를 망치지 않고 전기적으로 잘 작동하는 PN 접합을 구현한 것이다.
연구팀은 도핑 없이도 고성능 PN 접합 구현에 성공하여 외부 전원이 없어도, 빛을 받기만 하면 아주 민감하게 전기 신호를 생성할 수 있어 빛을 감지하는 민감도(응답도)는 21 A/W 이상이다. 이는 전원이 필요한 기존 센서보다 20배 이상이고, 실리콘 기반 무전력 센서보다 10배, 기존 MoS₂센서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 정도의 민감도는 생체 신호 탐지나 어두운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고정밀 센서로 바로 응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실리콘 센서에서는 상상도 못 했던 민감도를 달성했고 2차원 반도체는 너무 얇아서 기존처럼 도핑 공정을 적용하기가 어려웠다”면서 “그런 도핑 공정 없이도 전기 흐름을 제어하는 PN 접합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은 센서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 내부에서 전기를 조절하는 핵심 부품에도 활용이 가능해 미래형 전자기기의 소형화·무전력화를 앞당길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에는 전기 및 전자공학부 황재하·송준기 박사과정 학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에 지난 7월 26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삼성전자,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