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됐다. 특별검사의 수사가 시작된 후 현역 의원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세진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권 의원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의원은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당시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정부의 예산 및 조직, 인사 등을 통해 통일교의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와 행사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윤 후보 지원 명목으로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권 의원은 이날 영장심사에서 자신은 결백하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권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윤석열정부와 통일교간 ‘정교유착’의 발단으로 권 의원을 지목한 바 있다.

특검팀이 권 의원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통일교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학자 통일교 총재는 이날 오전 특검에 자진출석했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도 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