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W주 급락, 공매도 세력 공세
마이크로소프트 공매도 1주일새 20% 급증 … 저가매수 사라지고 방어거래만
5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소프트웨어 업종 급락 국면에서 공매도 투자자들이 되레 매도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S3 파트너스의 리서치 애널리스트 레온 그로스에 따르면, 주가 하락 와중에도 주식을 빌려 팔아 차익을 노리는 공매도 거래가 늘고 있다.
특히 그로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매도 흐름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통상 마이크로소프트는 주가가 내려갈 때 공매도 세력이 이익 실현을 위해 포지션을 줄이며 반등 계기를 만드는 ‘되돌림 성격’이 강했는데, 최근에는 약세 속에서 공매도가 오히려 늘어나는, 흐름에 편승하는 ‘침체 종목’처럼 거래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매도 잔고는 최근 1주일 사이 약 20% 증가했다.
이 같은 공매도 세력의 공격적 행보는 저가 매수 수요가 사라진 틈을 타고 있다. S&P 500 소프트웨어·서비스 지수는 4일 약 4% 급락한 데 이어 5일에도 1% 추가 하락하며 6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2022년 이후 업종 최악의 매도세다.
또한 과거 기술주 조정 국면에서 낙폭 과대 종목을 재빨리 사들이던 투자자들의 반사적 매수 행태가 이번에는 눈에 띄게 약해졌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일반적으로 자사 고객들은 소프트웨어 업종에서의 ‘바닥 매수’보다 귀금속과 반도체 종목에서 낙폭 매수에 더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옵션 시장 역시 방어적 기류가 짙었다. 서스퀘하나 파이낸셜의 파생전략 공동 책임자인 크리스 머피는 아이셰어즈 확장 기술-소프트웨어 섹터 ETF(IGV)와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 관련 옵션 흐름에서 방어적 거래가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머피는 두 ETF에서 트레이더들이 저가 매수보다 하락 노출을 키우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이날 IGV는 3% 하락했고, ARKK는 약 7% 급락했다. IGV는 마이크로소프트·어도비 등 미국 대표 소프트웨어 종목을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로, 업종 전반의 체력을 가늠하는 지표로도 자주 거론된다. ARKK는 아크 인베스트가 운용하는 ‘혁신 성장주’ ETF로, 변동성이 큰 종목이 많아 시장 위험 선호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다만 예외도 있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소스닉은 “순수 소프트웨어 기업은 아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수세가 유입되는 몇 안 되는 종목”이라고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1월 28일 실적 발표 이후 약 15% 하락했지만, 5일에는 약 1% 반등했다. 그러나 공매도 세력은 이런 반등 국면에서도 베팅을 늘리고 있어, 매수세와 공매도 세력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인공지능(AI) 낙관론’에서 업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로 투자 심리가 옮겨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공매도 세력은 소프트웨어 업종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베팅하며 공격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소프트웨어 업종을 일괄 매도하는 쪽으로 급격히 기울수록 오히려 초저평가 구간에서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다만 누가 AI 수혜주이고 누가 피해주인지 가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