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모펀드 CEO들 “SW산업 파괴 우려는 과장”

2026-02-06 13:00:04 게재

AI 충격론 진화에도 시장은 냉담

KKR·아레스·블루아울 주가 약세

미국 주요 사모펀드 최고경영자(CEO)들이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기존 소프트웨어(SW) 산업이 붕괴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자사 포트폴리오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의 불안 심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소프트웨어 산업에 투자해 온 사모펀드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의 스콧 너털 공동 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소프트웨어 부문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약 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이 사모펀드 업계와 관련한 불안에 습관적으로 과잉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AI로 인한 산업 구조 변화 가능성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인지하고 대비해 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KKR은 시장 기대에 거의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미 동부시간 오후 3시 기준 약 6% 급락했다.

아레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아루게티 CEO 역시 비슷한 해명을 내놨다. 그는 소프트웨어 관련 투자 노출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6% 수준에 그친다고 밝혔다. 포트폴리오가 여러 하위 업종으로 분산돼 있어 AI로 인한 파괴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는 영역의 비중은 매우 작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 데이터 분석, 시각화 등 AI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분야와 이미 확고한 수요 기반을 가진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스템은 구분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레스 매니지먼트 주가는 같은 시간 약 9% 하락했다.

블루아울 캐피털의 마크 립슐츠 공동 CEO는 더욱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재 포트폴리오에서 위험 신호는 물론 주의 신호도 없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운용자산의 약 8%가 소프트웨어 기업 관련 대출에 노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블루아울은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인프라와 기술 업종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사모펀드로 평가받는다. 최근 사모대출 건전성 우려와 AI 거품 논란이 겹치며 주가는 지난 1년간 반 토막이 났다. 이날도 3%대 하락세를 기록했다.

월가의 경계심은 AI 기술 진화와 함께 다시 고조되고 있다. 앤트로픽이 범용 AI 도구인 ‘클로드 코워크’를 공개한 이후 특정 업무에 특화된 소프트웨어와 기업용 서비스가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재점화됐다. 세일즈포스와 인튜이트 등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 주가도 이번 주 들어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에 투자 비중을 늘려온 사모펀드 전반이 동반 압박을 받고 있다.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와 블랙스톤 역시 이날 미 동부시간 오후 장중 각각 5%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사모펀드 CEO들은 위험이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하지만 시장은 AI가 촉발할 변화의 속도와 범위를 가늠하지 못해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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