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6만5천달러 붕괴…‘트럼프 랠리’ 소멸

2026-02-06 13:00:00 게재

레버리지 청산·기술주 조정 겹쳐

시장 “6만달러가 다음 분기점”

비트코인이 6만5000달러 선 아래로 떨어지며 지난해 말 이후 이어졌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기술주 급락과 맞물린 위험자산 회피, 레버리지 거래 청산이 겹치면서 하락세가 가팔라졌다는 평가다.

파이낸셜타임스(FT) 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장중 7% 하락해 6만4000달러 안팎까지 밀리며 2024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올해 들어 비트코인은 달러 기준으로 20% 넘게 떨어졌다. F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이후 형성됐던 ‘트럼프 랠리’가 사실상 소멸됐다”고 전했다.

시장 심리는 빠르게 냉각됐다. 암호화폐 트레이딩 업체 윈터뮤트의 전략가 재스퍼 드 메어는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됐다”며 “이 가격대에서 뚜렷하게 매수에 나서는 주체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비트코인 포지션이 마진콜에 몰리며 연쇄 매도가 발생한 점도 하락 압력을 키웠다.

블룸버그도 같은 날 글로벌 증시 급락 속에 비트코인이 6만4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약한 고용지표와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회의가 기술주 전반의 조정을 불러왔고, 이 과정에서 암호화폐도 동반 매도됐다고 분석했다. 네이션와이드의 투자전략 책임자 마크 해킷은 “개인 투자자의 관심과 레버리지가 집중됐던 자산에서 변동성이 특히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망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22V리서치의 기술적 분석가 존 로크는 비트코인이 2011년 이후 다섯 차례 큰 하락장을 겪었고 평균 낙폭이 80%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이클에서도 하락이 과거 평균에 근접한다면 3만5200달러까지 열려 있다”고 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6만달러 선을 1차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조정이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가 선반영됐고, 관련 입법이 지연되면서 기대가 식었다는 것이다. FT는 금과 은 등 귀금속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비트코인 약세의 배경으로 짚었다.

비트코인 가격 급락은 관련 기업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대규모 비트코인을 보유한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보유 자산 평가손실로 지난해 4분기에만 124억달러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보유 비트코인의 평균 매입가는 7만6052달러로, 최근 하락으로 장부가가 매입가 아래로 내려갔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FT는 예측시장 칼시를 인용해 “올해 비트코인이 6만달러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보는 베팅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주 조정과 금리, 규제 변수에 따라 비트코인이 추가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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