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미투자특별법 ‘국회 검증·기구 슬림화’ 맞불
여당 ‘신속 실행’ 야당 ‘사전 동의’
국회 입법과정서 ‘줄다리기’ 예고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지원하는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출범이 임박했다. 국민의힘은 ‘국회 검증 강화’와 ‘기구 효율화’를 골자로 한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며 여야 간 치열한 입법 공방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주도의 신속한 사업 추진에 방점을 찍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국회의 사전 통제와 견제 장치를 법률로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5일 김 건 국민의힘 의원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한미 간 관세합의 양해각서(MOU)에 국내법적 효력이 생기는 것을 차단하는 내용을 담은 대미투자특별법안을 발의했다. 향후 법적 분쟁이나 해석상의 혼선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이 법안에는 대미 투자 사업 추진 시 국내 경제와 국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평가 결과와 비용 추계서, 재원 조달 방안, 국내 산업 보완 대책 등을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절차도 담겼다.
기구 설계에서도 정부·여당안과 선을 그었다. 한미전략투자공사를 20년 한시로 설립하자는 민주당안과 달리 김 의원안은 재정경제부 산하에 한미투자운영위원회만 두고 실무는 한국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KIC) 등 기존 정책금융기관이 맡는 방식을 제안했다. 새로운 공기업 설립에 따른 비효율과 조직 비대화를 피하겠다는 판단이다.
같은날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조직 슬림화’와 ‘낙하산 인사 차단’을 핵심으로 한 법안을 발의했다. 박 의원 안은 한미전략투자공사의 자본금을 민주당이 제시한 3조원에서 1조원으로 대폭 축소하고, 임원 수도 줄였다. 특히 공사 사장 임명 시 국회 인사청문회를 의무화하고 자격 요건을 ‘금융투자 분야 10년 이상 종사자’로 엄격히 제한해 정권의 낙하산 인사를 원천 차단하도록 했다. 전략적 투자에 관한 주요 결정과 집행에 대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했다.
지난달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법안 역시 ‘국회 사전 동의’가 골자다.
운영위원회가 대미 투자 후보 사업에 대한 추진 의사를 결정할 경우 반드시 국회에 보고하고 동의를 받도록 명시했다. 산업통상부 장관 역시 국회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만 미국 측과 협의할 수 있도록 해 정부의 이른바 ‘깜깜이 투자’ 가능성을 차단했다.
오는 9일 출범하는 대미투자특별법 특위는 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 여야 위원 수가 팽팽한 데다 위원장까지 야당 몫인 만큼 국회 통제 범위와 기구 설계를 둘러싼 각론에서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