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도자 욕심내면 결국 죽는다”
트럼프, 모즈타바 후계구도 직격 … 쿠르드 지상전 투입 보도 혼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 이후 이어지는 권력승계 국면을 겨냥해 고강도 경고를 내놓았다. 차기 지도자가 반미 노선을 유지할 경우 지도부를 직접 겨냥한 군사 공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이란 지도부와 관련 “지도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모든 사람은 결국 죽음을 맞는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달 28일 사망한 뒤 후계자 선출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사실상 이란의 차기 지도부에 대한 공개 경고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닷새째 진행 중인 대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Epic Fury)’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매우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잘할 것”이라며 “누군가 1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느냐고 묻자 나는 15점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의 군사능력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사일이 빠르게 제거되고 있으며 발사대도 파괴되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고 그들의 지도부는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란을 겨냥해 “47년 동안 그들은 전 세계 사람들을 죽여왔다”며 “우리가 먼저 행동하지 않았다면 이스라엘을 공격했고 결국 우리도 공격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행정부가 2015년 체결한 이란 핵합의(JCPOA)를 거듭 비판했다. 그는 “내가 2018년에 그 합의를 파기하지 않았다면 이란은 이미 핵무기를 갖고 있었을 것”이라며 “미친 사람들이 핵무기를 가지면 나쁜 일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 권력승계 구도에서 중요한 변수가 등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차기 최고지도자로 거론되는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서 살아남았다고 보도했다. 그는 사망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차남으로 하메네이 관저가 파괴될 당시 수도 테헤란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선출 권한을 가진 헌법기구인 전문가회의는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선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당국자를 인용해 전문가회의가 화상회의를 열어 후계 문제를 논의했으며 조만간 공식 발표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고,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미 모즈타바가 차기 지도자로 결정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 선출 시점은 불확실하다. 전문가회의 핵심 인사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호세이니는 국영 IRNA통신 인터뷰에서 “새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절차가 얼마나 걸릴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전반적인 상황 검토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황을 둘러싼 새로운 변수도 등장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이날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수천 명의 쿠르드족 전사들이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넘어가 지상 공격작전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정부 관계자도 “이스라엘이 서부 이란에서 활동하는 쿠르드 민병대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보도는 곧바로 논란에 휩싸였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행정부가 쿠르드 무장세력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보도를 부인했고, 이라크 쿠르디스탄 자치정부 측도 “국경을 넘어간 전사는 단 한 명도 없다”고 반박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